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성 바오로 수도회(상)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7-26 수정일 2022-07-26 발행일 2022-07-31 제 330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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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미디어 통한 복음 전파 나서

성 바오로 수도회 창립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 성 바오로 수도회 제공

‘사회 홍보 수단을 통한 복음화.’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James Alberione, 이하 알베리오네 신부)는 이 신념으로 1914년 8월 20일 이탈리아 알바에서 성 바오로 수도회를 창립했다. 현대 문명이 제공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가장 신속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신념이었다.

이러한 신념은 그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밤, 성체에서 특별한 빛을 받고 새로운 세기의 사람들과 주님을 위해 무엇인가 할 것을 결심하면서 나왔다. 당시 유럽 사회는 계몽주의 이후 이성 중심주의적인 자유주의가 종교와 신학의 진리를 상대화시키고 있었다. 알베리오네 신부는 이 흐름이 매스미디어와 결합해 교회에 큰 위협이 될 것을 감지했다.

예언자적 직관으로 대중들이 교회에서 멀어져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알베리오네 신부는 교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사회 홍보 수단을 통한 복음화를 결심했다. 악한 출판에는 건전한 출판, 악한 라디오에는 건전한 라디오, 악한 영화에는 건전한 영화, 악한 텔레비전에는 건전한 텔레비전으로 대항해야 한다는 신념이었다. 이와 함께 알베리오네 신부는 그 매체들이 악에 협조하거나 직접 악을 저지르지 않도록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함께 좋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 감시하도록 권고했다.

그렇게 사회 홍보 수단을 통한 복음화에 관한 정신은 「바오로가족 기도서」에 담긴 ‘사회 커뮤니케이션 사도직을 위하여’에 잘 드러나 있다.

“하느님, 당신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지상에 보내시어 인류의 길 진리 생명이신 스승으로 세우셨으니, 사회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언제나 당신의 영광과 사람들의 선을 위하여 사용되게 하소서. 멀티미디어 사도직을 위한 성소를 일으켜 주시고, 교회가 이러한 수단을 통하여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와 활동과 희사로 공헌하고자 하는 좋은 뜻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소서. 아멘.”

새로운 매체들을 통한 복음 전파를 강조하고 당부한 알베리오네 신부는 1971년 11월 26일 눈을 감았다. 1884년 4월 4일 이탈리아 북부 지역 성 로렌조라는 마을에서 태어나 세상 끝까지 모든 이에게 하느님 말씀이 자유롭게 펼쳐지기를 희망한 그는 87년 삶을 마치고 하느님 품에 안겼다.

그의 유해는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성 바오로 수도회 총원 ‘사도의 모후 성당’ 지하 묘소에 안치됐다. 그는 2003년 4월 27일 시복됐으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그를 ‘인터넷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