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펴낸 김희중 대주교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07-20 수정일 2022-07-20 발행일 2022-07-24 제 3304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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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공동 유산 가진 그리스도인… 일치는 의무이자 사명”
서로 간 불필요한 오해 없애고
실생활 속 궁금증 쉽게 설명

김희중 대주교는 “그리스도인의 일치는 의무이자 사명”이라고 설명한다.

“일부 개신교 신자는 천주교를 이단이라고 비난하거나 마리아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천주교 교리 내용을 알고 나면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서로 잘 모르기 때문에 오해하는 것이죠. 이 책이 이러한 오해를 풀 수 있는 시작이 됐으면 합니다.”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위원장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 이하 위원회)는 최근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을 발행했다. 김 대주교는 이 책이 같은 신앙의 공동 유산을 갖고 있는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위한 값진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위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함께 지난 20년 동안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운동을 주도해 왔다. 김 대주교는 “개신교 교단들과 소통하면서 가톨릭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인 일치 운동에 대한 길잡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책 편찬을 계획하게 됐다”며 “서로 간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들에게 서로에 대해 궁금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점을 물었고, 주요한 질문들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책은 개신교 신자도 성지순례를 하는지, 성호를 긋는지, 천주교 신자와 개신교 신자가 혼인을 해도 되는지 등 실생활에서 서로에게 궁금했던 점들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천주교와 개신교가 갈라지게 된 역사, 그리스도인의 일치가 왜 필요한지도 소개한다.

“한국에는 400여 개에 이르는 개신교 교단이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많은 숫자죠. 천주교와 모든 개신교 교단이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자꾸 만나다 보면 이해의 폭은 넓혀질 수 있습니다. 개신교 교단과 함께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를 창립한 이유도 그 때문이죠.”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해 먼저 발 벗고 나선 이들은 바로 천주교와 개신교 교단의 수장들이다. 이들은 학술세미나와 성지순례 등을 함께하며 서로를 이해해 나갔다. 또한 천주교, 정교회, 개신교 신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자 2015년부터 각 교회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리스도인 일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서로 오랫동안 다른 길을 걸어왔기에 각자의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쉬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주교는 “그리스도인의 일치는 의무이자 사명”이라고 한마디로 설명했다. 김 대주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돌아가시기 전에 그리스도인들이 하나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며 “한 부모를 둔 자녀들이 흩어져 반목한다면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는가”라고 전했다. 아울러 “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자녀로서 그리스도인이 일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