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윤효숙 작가 규방 공예전 ‘머물러 돌아봄’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7-19 수정일 2022-07-20 발행일 2022-07-24 제 3304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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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송 외며 한 땀 한 땀… “고요 안에서 기쁨 느껴”
조각보와 규중칠우 보관함 등
손바느질로 작업한 작품 전시
29일까지 의정부성당 갤러리

윤효숙 ‘창조’.

올해 고희(古稀)를 맞은 윤효숙(미카엘라·의정부교구 양주2동본당) 작가는 7년 전 전통 공예 ‘조각보’를 처음 마주했다. 은퇴를 앞두고 취미 활동을 찾으면서였다. 40여 년간 교직에 몸담고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윤 작가는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조각보를 꿰맸다. 그렇게 집중하며 조각보를 만들고 있노라면 어떠한 잡념도 없이 마음은 고요해졌다. 성모님께 기도를 드릴 때 한 알 한 알 묵주를 돌리는 것처럼 작은 천을 잘라 바느질하는 과정은 평안했고, 마침내 큰 조각보로 보자기를 완성했을 때는 성모님 품에 안기는 듯 기쁨을 느꼈다.

은퇴 후 꾸준히 조각보를 제작해 온 윤 작가는 고희를 기념해 현재 의정부교구 주교좌의정부성당 ‘갤러리 평화’에서 전시를 펼치고 있다. 전시 주제는 ‘머물러 돌아봄’으로, 윤 작가는 70년 지나온 세월을 잠시 멈춰 쉬면서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고, 지역사회에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이 전시를 마련했다.

규방 공예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 등 사계절 색상으로 여러 조각을 배열하고 가운데 십자가 문양을 넣어 하느님 창조를 표현한 ‘창조’, ‘엄마의 정원’, ‘여명’ 등 그동안 윤 작가가 은퇴 후 만든 조각보 18점과 규중칠우 보관함, 주머니, 바늘방석 등을 만날 수 있다. 손바느질로 작업이 이뤄졌기 때문에 작은 작품은 한 달, 큰 작품은 수개월까지 기간이 걸린 결과물들이다. 전시 중에는 윤 작가가 이처럼 한 땀 한 땀 작업하는 전통 공예의 매력을 관객들도 맛볼 수 있도록 체험 행사도 진행된다.

윤 작가는 “‘규방 공예’는 예로부터 양반집 규수들과 아낙네들이 바느질로 다양한 생활 작품을 만들던 것으로, 조각보 만들기, 전통 자수, 전통 매듭, 한복과 각종 장신구 만들기 등이 포함된다”며 “묵주기도하는 것처럼 성모송을 외며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했다”고 말했다. “삶 안에서 지치고 힘들 때 바늘을 잡고 있으면 모든 시름을 잊게 되고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다”고 밝힌 윤 작가는 “뒤늦게 알게 된 선조들의 전통 공예를 접하며 벅차올랐던 감정이 전시를 보는 분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전해지기를 바라고, 이러한 전통이 젊은 세대에게도 계속 전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7월 16일 시작된 전시는 29일까지 이어진다.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31-877-9153 갤러리 평화

윤효숙 작가 규방 공예전 ‘머물러 돌아봄’ 전시회장. 갤러리 평화 제공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