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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가톨릭 마을 계속 습격

UCAN
입력일 2022-06-14 수정일 2022-06-14 발행일 2022-06-19 제 3299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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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가옥 3분의 2 이상 파괴
포격에 이어 집집마다 불 질러
성당 등 피해 여부는 확인 중

미얀마 쿠데타 발생 500일을 넘긴 가운데 최근 미얀마 군부가 유서 깊은 가톨릭 마을을 계속해서 습격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6월 7일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 있는 가톨릭 마을 찬 타르(Chan Thar)를 대대적으로 공격해 500여 채의 민간인 가옥 중 3분의 2 이상을 파괴했다. 마을 내 예수 승천 성당과 수도원, 사제관 파괴 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 성당은 설립된 지 100년이 넘었다. 이에 앞서 한 달 전인 지난 5월 7일에도 군인들이 마을을 습격해 20여 채의 주택에 불을 질렀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마을에 진입하기에 앞서 마을을 향해 포격을 퍼부었으며, 마을로 들어와서는 닥치는 대로 차례차례 집에 불을 질렀다. 마을 주민들은 “포격이 이어지고 집이 무너지는 걸 보면서 많은 주민들이 울부짖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근 마을에 대한 공격은 없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이미 지난 1월 이후 집을 떠나 만달레이와 인근 지역의 교회 건물 혹은 친척집으로 피신한 상태다.

군부는 특히 불교도가 대다수인 사가잉(Sagaying) 지역의 가톨릭 마을 3개를 주된 공격 지역으로 삼고 있다. 이 지역에 본거지를 두고 군부 통치에 저항하는 반군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서다.

찬 타르를 비롯해 차웅 요에와 몬라 등 세 곳은 만달레이대교구 관할지역으로, 바잉지(Bayingyi)라고 불리는 포르투갈인의 후예들이 모여 살고 있는 마을이다. 이들은 16~17세기에 이곳에 도착한 포르투갈 탐험가들의 후손들로 많은 주교와 사제, 수도자들을 배출했다.

지난 5월 20일 미얀마 군부는 차웅 요에 마을을 공격해 인해 320~350채의 집을 불태웠다. 이에 앞서 1월 10일에도 군부의 공격이 있었는데, 당시 2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3명이 구타당했으며, 동상이 파괴되고 마을 전체가 약탈당하기도 했다.

사가잉 지역에 대한 군부의 공격은 예외 없이 대포를 동원한 포격과 공습에 이어 주택의 방화로 이어졌다. 여러 지역에서 휴대전화와 인터넷선이 완전히 끊어져 외부와의 연락도 두절되기 일쑤다.

미얀마에서는 지난해 2월 쿠데타 발발 이후 최소 1만8900여 채의 가옥이 불탔는데, 사가잉 지역에서만 모두 3840채가 파괴됐다.

카야(Kayah)주와 친(Chin)주, 카렌(Karen)주, 카친(Kachin)주 등 미얀마에서 그리스도교 교회가 비교적 활기를 띠고 있는 지역들에서 갈등과 분쟁이 이어짐에 따라 성당과 수도원들도 공격을 받고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성직자들도 체포되거나 살해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이후 올해 5월 현재까지 100여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모두 1900여 명이 살해되고 1만3000명 이상이 체포, 구금됐다. 하지만 이는 공식 통계이고 실제 희생자 수와 피해 규모는 집계된 것보다 2~3배가량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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