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광주대교구 국씨 부부, 쌍둥이 손자 ‘생애 첫 기부’로 남수단 우물 파기에 성금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2-06-08 수정일 2022-06-08 발행일 2022-06-12 제 3298호 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아프리카 아이들도 깨끗한 물 마시게 되길”

국승근(왼쪽)·전은경 부부가 지난해 12월 24일 담양성당에서 유아세례를 받은 쌍둥이 손자들을 안고 있다. 교구 홍보국 제공

쌍둥이 손자의 첫돌. 할아버지·할머니는 손자들의 ‘생애 첫 기부’로 남수단 우물 파기에 성금을 보내왔다.

지난 5월 12일 교구 해외선교실(실장 유주성 블라시오 신부)에는 국승근(가브리엘·광주대교구 담양본당)·전은경(가브리엘라) 부부가 보낸 남수단 우물 파기 성금이 전달됐다. 2개의 우물 파기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5월 17일 첫돌을 맞이한 쌍둥이 손자 국선우(미카엘)·준우(라파엘) 형제의 이름으로 할아버지·할머니가 준비한 생애 첫 기부여서 더 의미가 컸다. 해외선교실 차원에서도 생애 첫 기부로 우물 파기 후원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부부는 결혼한 아들에게 아이가 생기지 않아 마음고생을 하던 중 하느님께 간절하게 기도했고, 어렵게 쌍둥이 손자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비신자인 며느리도 성당에 관심을 갖게 됐고 손자 선우와 중우 모두 유아세례를 받았다.

부부는 감사함을 하느님께 되돌려 드리겠다는 생각과 함께 “쌍둥이 손자가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며 내 아이가 소중하듯 세상 모든 어린이도 사랑받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마음이 들었고,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식수가 없어 더러운 물을 마시는 영상에 가슴이 아팠다”고 계기를 밝혔다.

이후 본당 신부에게 아프리카 우물 파기를 후원하는 곳을 문의했던 부부는 교구 해외선교실에서 추진하는 우물 파기 기사를 접하고 해외선교실 문을 두드렸다.

부부는 “첫돌을 맞은 손자들이 자라서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누고 살기 바라는 마음”이라고 후원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유주성 신부는 “아프리카에는 오염된 물로 병들어 목숨을 잃는 어린이들이 너무 많다”면서 “이번 후원은 먼저 어린이 학교 인근에 우물을 파는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느님 도움으로 어렵게 얻으신 선우·준우 형제가 지혜롭고 건강한 어린이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 중에 기억하겠다”며 “손자들 생애 첫 기부로 남수단 우물 파기에 동참해 주신 국승근·전은경 부부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우물 작업의 진행 과정은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봉헌자의 명패 부착 후 전달할 예정이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