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청주교구 윤창호 신부, 미사곡 10곡 작곡해 선보여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06-08 수정일 2022-06-08 발행일 2022-06-12 제 3298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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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곡으로 미사가 더 즐거워지길 바라죠”

음악 다양화로 신앙 활력 기대

“새로운 전례, 새로운 신심 운동이 확산돼 잠자고 있는 영혼들을 깨웠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교회음악을 부르고, 창작에 참여하는 것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청주교구 윤창호(도미니코) 신부는 9년 전 미사곡 9곡을 작곡했다. “음악적으로 더 뛰어난 신부님들이 많은데, 교회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제가 쓴 미사곡이 알려지는 게 조심스럽다”고 밝힌 윤 신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기타를 치며 곡을 쓰는 것은 “더 많은 신자들이 하느님과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고 전했다.

본당사목을 거친 뒤 네덜란드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돌아온 윤 신부. 장소는 달랐지만 늘 그의 곁에는 신자들이 있었다. 신자들과 함께 행복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때론 성당을 떠나는 신자들을 지켜봐야 했던 윤 신부는 그들이 하느님의 집 안에서 더욱 행복하게 머물길 바랐다. 그런 바람을 담았기에 윤 신부의 미사곡은 ‘멜로디가 단순하고, 쉽고, 짧은 것’이 특징이다.

“제 미사곡의 특징은 S.E.S예요. Simple, Easy, Short의 앞글자를 땄죠. 신자들이 따라 부르기 쉽도록 멜로디를 단순하게 썼고, 또 미사 시간이 너무 길면 지루해 하기 때문에 미사곡 전체 연주 시간이 6분을 넘지 않게 했습니다. 하지만 미사곡이 가지는 거룩함을 놓치지 않아야 했기에 그레고리오 성가의 형식을 취했죠. 또한 음을 따라 쌓은 화성으로 곡의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9곡의 미사곡을 만들었지만 ‘주님의 기도’는 멜로디가 떠오르질 않았다. 그렇게 9년을 보낸 윤 신부는 지난 5월 주님의 기도를 완성했다.

“청주교구 성령회관 담당으로 부임하고 100일 기도를 드리고 있을 때였죠. 코로나19와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 가톨릭교회를 위해 자비를 청하는 기도를 드리던 중에 갑자기 멜로디가 떠올랐어요. 바로 휴대전화를 들고 녹음을 했고, 그렇게 주님의 기도가 완성됐습니다.”

기타, 클라리넷, 첼로까지 윤창호 신부는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작곡을 하면서 하느님과 더욱 가까워졌다고 말한다. 악기 연주를 통해 하느님을 알리고, 초등부 아이들이 신나게 성당에 올 수 있도록 노래를 만들면서 하느님께 함께 가는 여정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는 음악을 통해 하느님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음악을 전공한 것과 상관없이 누구나 교회음악을 부르고 창작하면서 하느님과 가까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