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내가 먼저 자비의 얼굴을 드러낼 때

입력일 2022-04-19 수정일 2022-04-19 발행일 2022-04-24 제 329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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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부활 대축일을 지내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주일, 전 세계 신자들은 하느님 자비의 은총을 되새기며 자비를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특별히 ‘하느님 자비 주일’엔 사랑하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보여주신 하느님의 크나큰 자비를 기념하고 전례 안에서 찬양한다.

하느님의 자비는 특정 주일에만 기리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교회가 별도의 주일을 정해 기념하는 것은 이 시대에 하느님의 자비가 더욱 필요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인간의 죄가 클수록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은 더욱 부각된다. 하느님을 닮아 자비를 실천하려는 노력 또한 더욱 더 절실해진다. 지금도 우리의 이웃나라 곳곳에선 사람이 있건 없건 포탄을 퍼붓고 사람을 폭행, 납치, 감금하는 행위 등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정치·사회 어느 분야에서건 타인에게서 조그마한 잘못이라도 발견하면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사정없이 몰아붙이고 확대재생산하는 행동이 서슴없이 이어지기도 한다. 사회가 각박해지고 있다 말하면서 스스로도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며 각박한 세상을 만드는 모습 또한 부지기수다. 이러한 어둠을 걷어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하느님 자비를 세상 곳곳에서 드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비의 실천은 먼저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데서 시작된다. 또한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구체화된다. 특히 용서가 필요하다. 하느님께서 자비로이 우리를 용서하시는 것처럼 우리도 이웃에게 용서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또한 하느님 자비의 은총을 더욱 풍성히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