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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방법 제대로 알려주는 책들 / 기도가 필요할 때… 당신을 이끌 책 한 권 어떤가요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04-19 수정일 2022-04-19 발행일 2022-04-24 제 3291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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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늘 깨어 기도하라고,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막상 기도하려 하면 염경기도만 읊조리다 길을 잃곤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기도 시간을 내는 일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기도하면 분심만 들고, 기도를 해도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어쩌면 ‘기도 잘 하는 법’은 모든 신자들이 품는 궁금증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기도하면 좋을까. 신앙의 선배들은 어떻게 기도했을까. 신자들의 기도를 이끌어 주는 책들을 소개한다.

「기도 맛들이기」 저자 양승국 신부는 “기도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의무감을 떨쳐내고 하느님께서 현존하신다는 생각을 갖고 몸에 배도록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도 맛들이기」- 184쪽/1만3000원/생활성서
항상 내 곁에 계신 하느님을 느껴보세요 - 「기도 맛들이기」 펴낸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기도를 숙제나 과제처럼 여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먼저 하느님을 ‘절친’으로, 따듯한 부모님으로, 늘 우리 곁에 동반하는 분으로 생각하는 것이 기도의 비결입니다.”

「기도 맛들이기」(184쪽/1만3000원/생활성서)를 펴낸 양승국 신부(스테파노·살레시오회)는 기도가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를 ‘하느님에 대한 인식’에서 찾았다. “하느님을 저 멀리 계시는 분, 두려운 분, 내 생활과 동떨어진 분이라고 생각하면 기도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다”는 것이다. 거기에 ‘해야 한다’는 의무감만 남으니 기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1000명의 사람이 있으면 기도도 1000개의 길이 있어요. 너무 형식을 갖춘 기도만 기도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 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기도고, 허드렛일도 하느님을 생각하면서 정성껏 하면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양 신부는 ‘기도가 부족하다’고 자책하는 신자들에게 “살레시오회의 설립자 요한 보스코 성인의 평생 고민거리도 ‘기도 부족’이었다”고 말한다. 성인은 꾸준히 기도하고 싶은데 돌보는 아이들은 800여 명이나 되고, 출판사도 운영하고, 수도회도 책임을 지고 있으니 기도시간 내기는 고사하고,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양 신부는 “요한 보스코 신부님은 사람들과의 만남조차 기도로 삼으셨다”면서 “내가 하는 일에, 또 내 생활 안에 하느님이 계시다고 느끼면 일도 기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의 기도화. 말은 쉽지만, 실천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시간을 내 자세를 잡고 집중해서 하는 기도에서도 분심이 드는데, 사람을 만나고 바쁘게 일을 처리하면서 분심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양 신부는 “분심을 너그러운 시선으로 보라”고 조언한다. 분심을 겸손해지도록 도와주는 신호로 생각하자는 것이다. 양 신부는 “분심을 내가 어떻게 해보려 하기보다 성령님께 ‘기도할 줄 모르는 저와 함께 기도해 달라’라고 청하길” 당부했다.

“하느님께서 현존하신다는 의식이 기도의 관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기도가 거저 되진 않습니다. 끊임없이 반복해서 의식적으로 기도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습관을 들여 기도하는 것이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도에는 왕도가 없다. 기도를 ‘잘’하는 것은 성령께 의탁할 수 있겠지만, ‘기도하겠다’는 노력이 있지 않으면 기도가 시작될 수도 없다. 하지만 기도를 ‘의무적으로 해치우라’는 것은 아니다. 양 신부는 규칙적으로 하는 기도를 ‘대나무의 마디’에 비유한다. 대나무에 규칙적으로 있는 마디가 대나무가 부러지지 않고 높게 자랄 수 있게 해주는 것처럼, 하느님을 향한 삶에도 기도 ‘마디’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부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 신부는 “일의 기도화가 ‘간식’이라면, 시간전례나 아침·저녁·삼종기도 같은 규칙적인 기도는 ‘주식’”이라면서 “염경기도가 자칫 숙제처럼 해치우는 기도가 되기 쉬운데 사실은 그 한 글자, 한 글자가 보물과 같아서 마음에 새기면서 실천을 다짐하며 바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기도는 물고기에게 ‘물’과 같아서 기도가 결핍되면 신앙의 의미를 잃게 됩니다. 저 역시도 기도가 부족하지만, 제가 쓴 책이 기도가 무엇인지, 어떻게 기도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분들이 쉽게 기도에 맛 들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루이 에블리 지음/김수창 옮김/236쪽/1만6000원/가톨릭출판사
이미 주님은 우리를 위해 기도하십니다 - 「사람에게 비는 하느님」

우리는 흔히 ‘기도 드린다’, ‘기도 바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로 말을 거는 것일까? 기도에 대한 탁월한 묵상으로 ‘기도의 안내자’라고도 불린 루이 에블리 신부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우리가 먼저 말을 거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기도하고 계시다는 것이다.

에블리 신부는 책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얼마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지 일침을 가한다. 그러면서 하느님이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걸고 계시며, 그분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가장 좋은 길을 이미 알고 계심을 믿는다면 우리가 지금처럼 기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에블리 신부는 책에서 하느님과 진정으로 가까워지려면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살핀다.

하느님은 누군가를 선택해 그들에게만 말을 걸고 그들의 기도만 들어주시는 분이 아니다. 그분은 우리 모두에게 말을 걸고 우리 개개인과 관계를 맺길 원하신다. 에블리 신부는 하느님께서는 사랑을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사랑을 받은 우리가 세상에 나가 그 사랑을 표현하기를 바라신다고 설명한다.

손우배 편저/198쪽/7000원/예수회 한국관구
기도와 함께 일상의 삶 살아가는 방법은 -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 -기도의 사도직」

기도하는 삶, 일상과 신앙을 통합하는 삶을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 바로 기도의 사도직과 함께 기도하며 그 영성을 따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844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기도의 사도직은 일상과 신앙을 통합하는 평신도 영성으로, 일상의 삶을 예수성심께 봉헌하고 ‘기도의 사도’가 돼 교황의 지향에 발맞춰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전 세계 신자들의 영적 네트워크다. 특별히 예수성심에 대한 신심을 통해 예수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이뤄나가고, 이냐시오 영성을 바탕으로 매일 일상의 삶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찾고 활동 중 관상의 삶을 살아가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책은 기도의 사도직 역사와 영성을 살피고, 기도의 사도직을 통해 기도와 함께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관해 담고 있다.

책을 편저한 손우배 신부(요셉·예수회)는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한국교회에 평신도 영성이 뿌리내릴 수 있기를 자비하신 예수성심께 간절히 기도드린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