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가톨릭 청년 예술가를 만나다] 서효은 작가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2-04-05 수정일 2022-04-05 발행일 2022-04-10 제 3289호 16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진정한 우리 안식처는 어디일까?”
과정이 지니는 의미 성찰한
‘안락의 자리를 찾을 때까지’
작품에 신앙적 의미 녹여내

고양아람누리에서 ‘안락의 자리를 찾을 때까지’전을 열고 있는 서효은 작가. 서 작가는 살아가는 과정, 노동하는 순간의 자리에서 성찰하는 자신의 모습을 작품으로 드러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애쓰며 살아가는가. 진정한 나의 안락, 우리의 안락은 어디 있는가.’

가톨릭청년미술가회 회원인 서효은(마리아·39) 작가는 이 같은 고민과 성찰을 통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안락의 자리를 마련했다.

고양시 마두동 고양아람누리에서 4월 10일까지 ‘안락의 자리를 찾을 때까지’전을 연 서 작가는 “전시 주제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모두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삶은 끊임없이 순환합니다. 그리고 지속됩니다. 안락의 자리를 찾을 때까지 말입니다. 그 안에 존재하는 나와 우리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삶의 의미를 찾았던 서 작가는 그 답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발견했다.

“우리는 삶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얼마나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안락함을 추구하고자 그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말하는 안락함은 마냥 즐겁고 편안한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든 충족되기가 어렵거든요. 결국 살아가는 과정 속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락함은 이상향이라기보다 반복되는 일상 안에서 맛볼 수 있는 찰나의 달콤함인 것이죠. 그렇기에 삶의 과정을 기쁨과 희망으로 이끄는 우리의 노동 자체가 숭고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스케치 작업물과 바람개비, 은박지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이러한 의미를 작품에 녹여냈다. 삶의 고비를 넘어간다는 의미에서 줄넘기하는 사람의 영상도 함께 상영하고 있다.

이렇듯 희망을 담지한 철학적 성찰은 어릴 때부터 내재된 그의 신앙심에 기인한다. 어린 시절 초가 꺼질 때까지 묵주기도를 바친 할머니를 보며 자라왔다는 서 작가는 신앙이 삶의 뿌리가 돼 작품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제 작품활동이 신앙생활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고해성사를 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들이 해소되고, 미사에 참례하는 자체가 기도를 드리는 것이죠. 신앙생활과 제가 하는 작품활동 모두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존재를 확인하고 나아가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봅니다.”

서 작가는 “앞으로의 작품활동도 ‘안락’을 주제로 하겠지만, 나아가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도 듣고 소통하며 이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아람누리에서 ‘안락의 자리를 찾을 때까지’전을 열고 있는 서효은 작가. 서 작가는 살아가는 과정, 노동하는 순간의 자리에서 성찰하는 자신의 모습을 작품으로 드러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