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교황 사순 메시지 "코로나19 속에도 낙심하지 말고 ‘좋은 일’ 실천하자”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2-02-28 수정일 2022-03-02 발행일 2022-03-06 제 3284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한국교회 각 교구장도 사순 메시지 발표
주님 앞에서 스스로 돌아보고
자연 모든 존재와의 연대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사순 시기를 맞아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코로나19 속에서도 낙심하지 말고 계속 ‘좋은 일’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2월 24일 사순 담화를 발표, 계속 기도하기, 삶의 악을 뿌리 뽑기, 이웃을 향한 애덕으로 선행하기 등 세 가지 좋은 일을 실천하자고 강조했다. 교황은 먼저 “사순 시기는 우리가 회개하고 또한 사고방식을 바꾸도록 초대한다”며 “삶의 진리와 아름다움을 소유가 아니라 내어 줌에서, 축적이 아니라 선의 씨앗을 뿌리고 함께 나누는 일에서 발견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이 우리 개개인과 사회의 연약함을 인식시켜 줬다면, 이번 사순 시기에는 하느님 믿음에서 오는 위안을 체감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교황은 “낙심하지 말고 계속 참회와 화해의 성사 안에서 용서를 청하고 계속 탐욕에 맞서 싸우자”며 “포기하지 않으면 제때에 수확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사순 메시지에서 코로나19 상황으로 우리가 하나의 공동체임을 느꼈다며, 지금이 바로 변화를 위한 은혜로운 때라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온 세상이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함을 우리 모두는 단단히 배우고 있다”며 “‘모두’가 있기에 우리 ‘각자’가 존립할 수 있고, 우리 ‘각자’가 있어 ‘모두’를 이룰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사순절은 ‘모두’를 새롭게 하기 위해, ‘각자’ 하느님 앞에 진실되이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하느님께서 초대해 주시는 시간”이라며 “하느님은 우리를 저버리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그 고통 속에 말없이 십자가 위에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설명했다.

또 3월 9일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가는 사랑의 장인’이 돼야 한다는 교황 말씀처럼 자신을 희생해 모든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사랑하는 분을 새 대통령으로 보내주시길 청하자”고 호소했다.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는 팬데믹과 같은 고통의 시간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생태계를 보호하는 일에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주교는 “스스로 자연의 한 귀퉁이임을 인식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마음 깊이 연대하자”며 “걷고 땀 흘리며, 손수 장만하고 꾸려 나가며 검소함과 불편함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삶을 살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앙의 쇄신은 분명 이런 작은 삶의 변화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는 ‘회개’를 통해 하느님을 향하자고 말했다. 정 주교는 “사순 시기는 하느님께 돌아오는 시기”라며 “자신 있게 하느님 앞에 설 수 있는 신앙인이 되도록 우리 영혼의 회개를 위해 노력하자”며 “하느님 앞에 떳떳하고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으며, 모든 이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는 이번 사순 시기에 코로나19로 해이해진 신앙과 공동체 회복을 위해 성경 읽기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 주교는 교구가 대림 시기부터 시작한 ‘전 신자 성경 읽기’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성경 읽기를 통해 주님을 만나며 감동하고 내적으로 뜨거워지는 체험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