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톨릭 미술상 특별상에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공방’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2-02-08 수정일 2022-02-08 발행일 2022-02-13 제 3281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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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작품상 안봉선·신정은 작가
시상식 18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분도가구공예사, ‘제대, 촛대, 독서대’.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제25회 가톨릭 미술상 특별상 수상자로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공방(분도가구공예사, 금속공예실, 유리화공예실)을, 추천 작품상 수상자로 안봉선(리디아) 작가와 신정은(미카엘라) 작가를 각각 선정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회화, 조각, 건축, 공예, 디자인 부문별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깊은 신앙심에 바탕을 둔 예술성이 높은 작품 ▲정통적이며 창작성이 뛰어난 작품 ▲보편성 위에 한국적 토착화를 성공적으로 표현한 작품 ▲신재료와 기법의 개발로 가톨릭 성미술의 영역을 넓힌 작품 등 요건과 심사 규정에 따라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진행했다. 다만 이번에는 심사 기준과 취지에 적합한 본상 수상자는 선정하지 못했다.

특별상을 수상하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의 각 공방들은 우리나라에서 성당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을 할 경우 가장 전례에 합당하고 견고한 전례 비품 제작을 의뢰할 수 있는 곳이다. 분도가구공예사는 왜관 수도원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1909년 성 베네딕도회가 한국에 진출했을 때 수도원을 지었고, 서울 숭공기술학교를 통해 기술자들을 양성했다. 수도회가 왜관에 정착했을 때에도 이 목공소는 없으면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후 나무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전례 비품을 만들고 있다.

1987년 문을 연 금속공예실은 성작, 성반, 감실, 촛대, 성광, 십자가, 14처, 향로 등 전례에 필요한 다양한 성물들을 제작하고 있다. 1984년 서울 분원에서 시작한 유리화공예실은 1991년 가을 후배 양성을 위하여 왜관 본원으로 이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유리화공예실은 독일 람베르트에서 수입한 최상 품질의 유리를 사용, 여러 성당에 아름다운 창문을 만들고 성당 문에 유리 장식을 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여러 미술가들의 그림을 유리화로 해석하여 설치하기도 한다.

안봉선, ‘Stillness&Meditation’.

신정은, ‘선교사의 길 백령도’.

안봉선 작가는 한지 연구가인 동시에 화가이자 시인인 원로 작가다. 마산교구 가톨릭미술가협회 회원으로서 10여 년간 충실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안 작가가 대표작으로 출품한 ‘Stillness & Meditation’을 비롯한 대부분의 작품은 한지 바탕을 직접 만들고 그 위에 염색된 한지 등을 구사해 제작됐다. ‘Stillness & Meditation’ 작품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과 피조물 보호 정신과도 연결돼 있다.

안 작가와 함께 추천 작품상을 받는 신정은 작가는 옻칠 수공예로 성물을 만드는 작가다. 신 작가는 박해시대 때 선교사 입국 시 약속 장소로 큰 몫을 한 백령도를 상징하는 성작과 성합, 성반을 제작했다. 작품 ‘선교사의 길 백령도’는 극심한 박해 와중에서도 순교를 각오하고 바닷길을 건너온 선교사들의 마음가짐을 거친 질감의 옻칠과 자개 조각으로 표현했다.

제25회 가톨릭 미술상 시상식은 2월 18일 오후 3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다.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른 거리두기와 방역 지침을 준수하고자 위원장 주교와 수상자, 심사위원 등 최소 인원만 현장에 참석,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수상작 전시회는 10월경 안동교구 가톨릭미술가회 주관으로 개최될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전시 일정에 맞춰 함께 열린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