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155. 복음과 사회교리 (「간추린 사회교리」 104항)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 (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입력일 2022-02-08 수정일 2022-02-08 발행일 2022-02-13 제 3281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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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회, 상처받은 영혼… 신앙으로 감싸 안아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2월 19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청소년들과의 만남 행사에서 어린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죄악에 젖은 인간을 회개시키고 돌 같이 굳은 마음을 살 같이 부드러운 마음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물리적 힘도 기적도 아닙니다. 오직 사랑뿐입니다. 사랑만이 인간과 세상을 참으로 변혁시킬 수 있습니다.”(고(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중 ‘그대는 누구를 사랑하는가’에서)

■ 성소자 감소? 왜?

예비신학생 양성을 담당하던 신부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이렇게 얘기해요. ‘신부님, 요즘 세상에 사제가 되는 것이 무의미해 보입니다’라고 말이죠.” 이런 이야기를 증명하듯 성소자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2학년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신학생은 10명에 불과합니다.

10여 년 전만해도 30~40명 정도였는데 왜 이처럼 급감했을까요?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탓일까요? 아니면 수도원과 신학교에 대한 관심이 줄었기 때문일까요?

원인은 복합적이겠지만 관련 기관에 종사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신앙의 뿌리가 약해졌다는 데 공감이 모아집니다. 신앙의 뿌리인 가정의 어려움이 많아졌고 개인과 사회의 신앙에 대한 인식이 약해졌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성소가 줄었다고 합니다.

■ 예수 그리스도와 얼마나 가까우십니까

성소자 감소, 신앙공동체의 청소년·청년 감소 문제는 책임을 따지기 전에 엄연히 객관적이고 심지어 이미 수년 전부터 예견됐던 현상입니다. 사목적 비전과 효용성, 제도에 대한 제고도 필요하나 근본적으로 교회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충실히 따르고 실천했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어린이, 청소년·청년들은 교회공동체의 신앙을 보고 배웁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어떤 신앙을 배우고 있습니까? 또한 그들은 영적이고 복음적인 자양분들 가령, 따스한 사랑과 환대, 보호와 돌봄,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습니까? 세상이 부동산과 주식, 코인이 행복이라 이야기할 때 신앙공동체의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이 복음의 기쁨을 최고의 가치라고 이야기하고 사랑을 증거하고 있습니까? 이것이 우리 신앙의 근원이자 본질이 아닐까요?

■ 마우스 파이터, 키보드 워리어 말고 행동하는 신앙인으로!

분명 기존 삶의 양식과 사회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경쟁과 불안, 고독과 소외가 더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아픈 청소년들이 많다고 합니다. 가정이나 사회의 상황이 고단하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프다 보니 상처와 갈등이 많습니다.

그러나 청소년뿐이겠습니까? 몸과 영혼이 다치고 상처받은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위정자들의 목자적 마음,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정책과 제도도 필요하지만 내 옆 사람에게 따스한 사랑과 위로를 건네는 것입니다. 사회교리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드리면서도 정작 저 자신이 그런 사랑을 실천하고 사는지 반성합니다.

“교회는 이론적 동기에서가 아니라 사목적 관심에서 사회교리를 만들고 가르쳐 왔으며, 이는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인간이 더 나은 현세 생활은 열심히 추구하고 있지만, 정신적 발전은 걸맞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 격변이 무수한 사람들과 인간 존엄성 자체에 미치는 영향에 교회는 자극을 받는다. 이러한 연유로, 이 사회 교리는 시의에 맞는 하나의 교리적 ‘체계’를 구축하고 발전시켰다.”(「간추린 사회교리」 104항)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 (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