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 구의동본당 ‘청년 시노드’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1-25 수정일 2022-01-25 발행일 2022-01-30 제 3280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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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목소리 경청하며 소통
교회에 바라는 점과 불만까지
다양한 이야기 함께 나눈 자리
교구 단계 보고서에 반영 예정

서울 구의동본당 청년들과 부주임 김민석 신부가 1월 23일 진행된 ‘청년 시노드’에서 자신의 성령 체험기를 밝히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있다.

“교회가 좀 더 수평적이고 역동적이면 좋겠어요.”

“활동하는 청년들만 활동하고 그 청년들 위주로 돌아가잖아요. 활동하지 않는 청년들에게도 먼저 손 내밀고, 다같이 함께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교회가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청년들도 신자로서 말하고 행동하고… 늘 신자란 걸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1월 23일 오후 7시, 서울 구의동성당에서는 6시 청년 미사가 끝나자 청년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모두 5개 방에 나뉘어 모인 청년들은 자신의 성령 체험기부터 시작해 성경에서 느낀 점, 본당에서 받은 위로는 물론 쉽게 말하지 못했던 불만과 교회가 변화하면 좋겠다고 희망하는 점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았다.

청년들의 목소리가 쉼 없이 들린 이 자리는 서울 구의동본당(주임 정진호 베드로 신부)이 마련한 ‘청년 시노드’다. 구의동본당 ‘청년 시노드’는 본당 부주임 김민석(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가 코로나19 등으로 활동이 정체된 가운데 청년연합회(회장 임충운 베네딕토)와 일단 ‘함께하자’고 마련한 자리다. 본당은 1월 9일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16일 ‘함께 걷고 들어주기’를 주제로 첫 시노드를 시행했다.

‘말하는 나, 미사 안에서 우리’를 주제로 열린 이날 두 번째 ‘시노드’에서 청년들은 그동안 자신의 의견이 교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경험과 미사 참례·개인 약속 중 하나만 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했었는지 등에 관해 나눴다. 이 시노드 장에서 공유하고 논의한 내용들은 추후 종합·정리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교구 단계 보고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노드에 함께한 김지윤(마리아 막달레나·29)씨는 “본당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시노드 덕분에 얼굴도 익히고 서로의 말을 경청하고 소통하며 성령 체험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2월 6일 여는 세 번째 시노드에서는 ‘함께 살펴보고, 함께 결정하기’를 주제로 기도·대화하고, 2월 13일 본당 청년 총회에서 ‘본당 청년 공동체가 나아갈 길’을 모색한 후 올해 청년사목 계획을 함께 짤 예정이다.

김민석 신부는 “세계주교시노드 교구 단계가 계기가 됐지만, ‘청년 시노드’는 청년들에게도, 청년들의 부모님인 어른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등 일시적인 모임이 아니라 계속 이어져야 하는 모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령 체험에서부터 모든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소외된 청년들까지도 다함께 모일 수 있는 이러한 시간과 자리를 상시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