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가톨릭 청년 예술가를 만나다] 이선진 작가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12-07 수정일 2021-12-07 발행일 2021-12-12 제 3273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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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 진솔하게 표현한 민화
그 안에서 선한 생각들 끄집어내다
한국화 특성상 종교·철학 접해
인간의 본성 더 깊이 고민하며
선과 악에 대한 성찰 담아

홍익대 캠퍼스 인근에서 화실 ‘NETI7’을 운영하고 있는 이선진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선진 작가 제공

“인간의 욕망 속에서 선한 생각들을 끄집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한국화를 전공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으며 창작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이선진(베로니카·30) 작가는 자신의 작품 활동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화 중에서도 민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 작가는 “민화는 인간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표현하면 되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고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모두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

“저의 작품세계는 인간의 욕망 속에서 선과 악에 대해 성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의 모든 주제들이 이 부분과 연결돼 있어요. 아마 어린 시절부터 제 안에 내재된 신앙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 작가는 7살 때 부모가 세례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어머니가 신앙생활을 정말 열심히 하셔서 신부님, 수녀님과 여행도 함께 다닐 정도였다”며 “늘 가슴 깊은 곳에 신앙이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작가도 신앙적인 방황의 시기가 있었다. 그는 “신의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시기가 있었고 작품으로도 표현했었다”며 “하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히는 인간의 유한함을 보면서 하느님을 다시 찾게 됐다”고 회상했다.

한국화 특성상 동서양 종교와 철학을 모두 접하기 때문에 이 작가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할 수 있었다. 그는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될 것들과 지켜야 될 것들에 대한 성찰”이라며 “그 속에서 선한 마음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민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홍익대 캠퍼스 인근에서 화실 ‘NETI7’을 운영하며 체험식으로 하루 만에 그림을 완성하는 ‘원데이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다. 홍익대 인근에는 외국인도 많이 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세계 각국에 민화를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한국화를 접한 외국인들은 전통 한국화 기법과 한지에 스미는 색감에 감탄합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한국화를 선보이면 정작 어느 나라 그림인지 모릅니다. 세계에 한국화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아울러 교회 안에서도 한국화를 통해 신앙을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