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대구대교구 주교단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맞아 무료 급식소 찾아 배식 봉사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n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1-11-16 수정일 2021-11-16 발행일 2021-11-21 제 327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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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로 전한 ‘행복 한끼’, 정성에 깃든 ‘주님 사랑’
연대와 나눔 정신 몸소 실천

“맛있게 드세요”, “더 필요한 것 없으세요?”

제5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인 11월 14일 주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신임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는 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소인 서울 명동밥집에서 배식 봉사에 나섰다.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까지 명동밥집을 찾은 노숙인은 약 400명. 염 추기경과 손 주교는 배식대에서 음식을 받아 테이블에 전달하고, 정 대주교는 추가 음식을 배식하는 역할을 맡았다. 밥과 국, 세 가지 반찬과 간식으로 제공되는 떡까지, 400인분을 챙겨야 하는 세 사람은 쉴 틈 없이 테이블과 배식대를 오갔다. 선선한 날씨에도 구슬땀이 흐를 만큼 강도 높은 노동이었지만 염 추기경과 정 대주교, 손 주교는 미소를 잃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추며 따뜻한 말을 건넸다.

이날 명동밥집을 찾은 한 노숙인은 “음식이 맵거나 짜지 않아 우리를 생각해서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맛도 좋았지만 봉사자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밥을 먹고 간다”고 말했다.

염수정 추기경도 “가난한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들이고 이해하고 경청함으로써 그분들이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났다’, ‘내가 소중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명동밥집에서 처음 주교단과 봉사에 함께한 정 대주교는 “하느님 앞에 우리 모두는 가난한 존재이고 그래서 참된 연대와 나눔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하루였다”고 말했고, 손희송 주교도 “코로나19로 빈부격차가 심해진 가운데 가난한 이들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면서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보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총대리 장신호 주교는 11월 12일 오전 대구 교동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 무료급식소 ‘요셉의집’(원장 권경숙 수녀)에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시락과 방역·방한용품을 전달했다.

이날 두 주교와 교구 사무처장 조현권 신부, 사회복지국장 최광경 신부 등 12명의 교구 사제들은 요셉의집을 찾은 노숙인과 쪽방 주민, 독거 노인 등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고, 직접 나눠줬다.

조환길 대주교는 “늘 가난한 이들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겠지만, 자주 오는 게 쉽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었다”며 “어려운 분들과 함께하는 것이 교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대구 요셉의집은 예수성심시녀회가 1989년부터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을 돕는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약 120~150명이 끼니를 해결했지만, 코로나19 이후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하루 약 300~380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n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