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군인 묘지서 위령미사

입력일 2021-11-09 수정일 2021-11-09 발행일 2021-11-14 제 3269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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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희생자들 위로하며 평화 강조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2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을 맞아 로마의 한 군인 묘지를 찾아 위령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이날 프랑스 군인들이 묻혀 있는 묘역을 지나며 걸음을 멈춰 기도를 바쳤고 일부 묘소 앞에서는 흰색 조화를 무덤 위에 놓기도 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무명의 프랑스 군인 묘지를 보았다”며 “하느님의 가슴 속에는 우리 모두의 이름이 적혀 있지만 이는 분명히 전쟁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이 무덤들은 평화의 메시지”라며 “무덤에 묻힌 이들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평화’를 부르짖으며 더 이상 무기를 만들지 말라고 소리친다”고 강조했다.

교황이 방문한 묘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사망한 프랑스 군인들이 묻힌 곳으로 교황청에서 북쪽으로 3㎞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전몰자 대부분은 모로코와 튀니지 출신으로 총 1888명에 이르며, 1142명이 무슬림들이다.

교황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중 희생된 군인들을 상기시키며 “이 군인들은 조국과 가치, 이상을 수호하기 위해서 싸웠지만 많은 경우에 사악한 정치적 상황 때문에 희생되기도 했다”며 “그들은 전쟁의 희생자들”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매년 위령의 날을 맞아 죽음의 그리스도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을 방문해 위령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바티칸시국 내 독일인 묘지를 방문했고, 2019년에는 로마에 있는 초대 그리스도교인 지하묘지인 카타콤바를 방문해 미사를 봉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