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인천교구, 희년 기념 세미나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1-11-09 수정일 2021-11-10 발행일 2021-11-14 제 3269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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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성인의 정의와 평화 실현 노력 조명
조선과 파리 외방 전교회 상반된 입장 절충에 노력
“순교 신앙선조 본받아 평등과 박애 실천해야”

11월 7일 인천 옥련동성당에서 열린 ‘김대건 신부님의 삶과 신앙’ 세미나에서 강석진 신부가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성 김대건 신부가 한국교회에 끼친 영향 가운데 ‘사회 정의와 평화 실현’에 초점을 맞춘 세미나가 열렸다.

인천교구는 11월 7일 인천 옥련동성당에서 ‘김대건 신부님의 삶과 신앙’을 주제로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는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양성일 신부)와 옥련동본당(주임 이경환 신부)이 공동주관했다.

개갑장터순교성지 담당 강석진 신부는 ‘김대건에 대한 기억 그리고 여섯 개의 시선’을 제목으로 한 기조발제에서 성 김대건 신부를 이해하는 관점을 ▲신앙과 기도의 시선 ▲스승 메스트르 신부의 시선 ▲장상 페레올 주교의 시선 ▲조선교회 교우들의 시선 ▲동아시아 외교 역학의 시선 ▲박해와 순교의 시선으로 구분했다.

강 신부는 이 중 동아시아 외교 역학의 시선을 강조하면서 “무력적인 통상 요구를 하는 서양 함대와 이에 맞서 해안 방어체계를 철저히 강화하는 조선 정부 사이의 충돌 구조 속에서 성 김대건 신부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교 문제를 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편 전쟁을 실제로 경험한 성 김대건 신부는 프랑스와의 무력 충돌로 얼마나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인지를 알고 조선 정부와 파리 외방 전교회의 상충적인 입장을 외교 차원에서 평화롭게 풀어 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기조발제에 이어 인천가톨릭대 교수 김규성 신부가 ‘신앙 선조들의 삶과 신앙’, 윤대기(아타나시오) 인천시 인권위원장이 ‘혐오와 차별을 넘어 평등, 박애로-시대정신’,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양성일 신부가 ‘세상과 대화하는 교회와 신앙인-코로나19 특별위원회 활동을 중심으로’를 소주제로 각각 성당과 마리아홀, 아가페홀에서 발표했다.

윤대기 위원장은 제2주제 발표에서 “코로나19 같은 재난상황에서는 이주민과 사회적 소수자 등을 경계하고 혐오하는 현상이 더 크게 나타나게 된다”며 “성 김대건 신부님처럼 순교를 통해 신앙을 지켰던 선조들을 본받아 평등과 박애, 인권과 상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신부 역시 “부는 증대됐지만 평등은 없고 새로운 형태의 빈곤이 출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지 멀찍이 지나쳐 가는 무심한 행인이 될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