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전 신자 성경필사 도운 비산동본당 윤길운 교육분과장

남재성 기자
입력일 2021-11-09 수정일 2021-11-10 발행일 2021-11-14 제 326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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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은 하느님 말씀에 대한 간절함… 성경필사에 참가해준 분들께 감사”
성소 꿈꿀 만큼 신앙에 ‘열심’ 
평신도학교·하상신학원 통해 배운 것 나누며 봉사에 헌신

비산동본당 윤길운 교육분과장은 “하느님 백성에겐 모든 일이 하느님께서 주신 기쁜 일”이라고 말한다.

“하느님 말씀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고 눈물겹도록 기뻤습니다”

교구 제2대리구 비산동본당 윤길운(사비나·64) 교육분과장은 본당에서 진행한 ‘전 신자 신약성경 필사’를 마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본당은 코로나19로 신자들이 제대로 신앙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교육분과를 중심으로 성경필사를 진행했다. 본당 신자들은 지난해 8월부터 1여 년간 매일 10분씩 짬을 내어 성경을 필사했다. 윤 분과장은 신자들의 완필을 돕기 위해 성경쓰기표를 게시하는 한편, 진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교우들을 꾸준히 응원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 결과 본당 신자 93명이 신약성경을 완필했고 올해 10월에 있었던 교구 성경잔치에서도 성경필사 본당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신앙이란 하느님 말씀에 대한 간절함”이라며 성경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교리공부는 하느님 백성으로 태어나는 구원의 길”이라며 신자들의 교리교육도 강조했다. 윤 분과장은 코로나19로 교리모임이 어려워지자 직접 예비신자들 가정으로 찾아가 방문교리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가 교리공부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하느님에 대한 갈망’이 있다. 윤 분과장은 젊은 시절 회사 내 가톨릭 모임을 통해 신앙을 접했다. 직장에 가까이 있던 서울 주교좌명동본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성소를 느껴 수녀회 입회를 결심하기도 했다. 부모님의 만류로 결국 수도성소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는 ‘하느님 공부’를 놓지 않았다.

윤 분과장은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에서 실시하는 평신도학교를 통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심화과정을 수료했다. 이어 수원가톨릭대 부설 하상신학원에 입학해 당시 수원가대 교수로 있던 이성효 주교에게서 신학을 체계적으로 배웠다. 그는 하상신학원에서의 경험과 배움을 “천국이 따로 없었다”고 표현했다.

이 같은 신앙 열정은 윤 분과장을 꾸준히 봉사자 활동으로 이끌었다. 직장생활을 그만둔 직후, 그는 직장 일로 미뤄두었던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례분과 차장을 시작으로 100여 가구를 책임지는 구역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맡게 된 자리마다 공동체 기본 회칙과 활동 매뉴얼을 만들면서 소공동체의 체계를 만드는데 힘썼다. 그가 가진 직장생활의 경험과 신학적 지식은 큰 도움이 됐다.

때때로 소공동체 봉사자 직책을 내려놓고 싶은 생각이 들어도 그의 남편에게 “당연히 순명하라”는 말을 듣고 다시 각오를 다졌다. 윤 분과장은 “나에게 힘을 주시는 그분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란 말씀을 통해 힘을 얻고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남재성 기자 nam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