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제8회 가톨릭영화제 폐막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11-02 수정일 2021-11-03 발행일 2021-11-07 제 3268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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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경쟁부문 시상식 진행
대상에 ‘건전지 아빠’
힘든 현실에도 ‘감사의 삶’ 녹여낸 영화들 선보여

제8회 가톨릭영화제 폐막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건전지 아빠’ 전승배 감독(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을 비롯해 수상한 감독들과 배우, 영화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8회 가톨릭영화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러 영화제들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가톨릭영화제는 4일간 큰 호응 속에서 무사히 진행됐다.

올해 가톨릭영화제는 ‘감사의 삶’(Thankful Life)을 주제로 10월 28일~31일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서 펼쳐졌다. 코로나19로 개막식과 폐막식은 스크린을 통해 공개했다.

영화제 집행위원장 조용준 신부(성바오로수도회)는 영화제 총평에서 “올해 영화제는 힘든 현실이지만 일상에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었다”며 “무엇보다 주최 측의 입장에서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확진자가 나와 영화제를 개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며 “용기를 내서 개최했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아무 일 없이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며 재차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장편과 단편, 애니메이션 등 총 50편을 상영했다. 개막작은 미국 영화 ‘필링 스루’(Feeling Through)였다. 영화는 시청각 장애인과 거리를 배회하는 십대 흑인 청소년의 대화로 이끌어간다. ‘감사의 삶’이라는 주제에 맞게 영화 속 주인공들은 처지를 평온히 받아들이며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다. 감독의 체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2021년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는 등 유수의 영화제와 축제에서 47개의 상을 받았다.

31일 오후 7시에 열린 폐막식에서는 단편경쟁부문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올해 단편경쟁부문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518편의 작품이 몰리며 영화제의 열기를 더했다. 이 중 18편이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돼 영화제에서 상영됐다.

‘건전지 아빠’ 스틸컷.

올해 단편경쟁부문 대상은 전승배 감독 ‘건전지 아빠’가 차지했다. ‘건전지 아빠’는 장난감, 리모컨, 도어록 등 집안 곳곳에서 사용되는 건전지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전 감독은 “1.5V 힘으로 집안 구석구석에서 활용되는 건전지를 보며 영감을 얻어 건전지에 부모님을 투영했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건전지 아빠처럼 좋은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을 받은 전승배 감독에게는 총상금 400만 원과 장비렌탈이용권 100만 원이 주어졌다.

우수상은 ‘해피 버스데이 투’(김영준 감독), 특별장려상은 ‘블룬’(김학건 감독), 장려상은 ‘반신불수가족’(류연수 감독)이 받았다. 연기상인 스텔라상은 ‘반신불수가족’의 공도은 배우에게 돌아갔고, 인기상인 관객상에는 ‘해피 버스데이 투’가 뽑혔다.

이경숙(비비안나) 가톨릭영화인협회 회장은 “이번 영화제에서 작품을 출품한 감독들은 앞으로 우리나라 영화를 이끌어갈 주역들이라 생각한다”며 “거장으로 가는 길에 가톨릭영화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제 기간 중 관객들에게 좋은 영화를 봤다는 인사를 굉장히 많이 들었다”면서 “작은 영화제이지만 많은 분들이 수고해 주신 덕분에 밀도 있게 잘 진행됐고, 내년에도 좋은 영화로 만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