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부산교구 신호철 보좌주교 탄생] 인터뷰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1-05-25 수정일 2021-05-25 발행일 2021-05-30 제 3247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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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신자들 행복할 수 있도록 맡겨진 소임 다하겠습니다”
임명 소식 접하고 막막했지만 교구장 주교와 동료 사제들 교구민 떠올리며 받아들여
신자들이 하느님께 위로받고 전례 통해 힘 얻도록 고민
교구 발전 일조하도록 노력

부산교구 신호철 신임 주교는 “모든 신자들이 행복하고 하느님 은총을 가득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고, 인터뷰 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을 맡고 있던 신호철(비오) 신부가 5월 22일 새 보좌주교에 임명되면서 부산교구 사목에 새 활력이 불어넣어졌다. 임명 발표 당일 신 주교는 “부산교구의 모든 분들이 하느님 뜻에 따라 행복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저에게는 교구장 주교님이 계시고, 함께 고생하는 동료 사제들도 계시고, 기도해주시는 교구민들이 계십니다. 하느님 은총에 힘입어 그분 뜻에 따라 열심히 살겠습니다.”

부산교구 신임 보좌주교에 임명된 신호철 주교는 5월 22일 오후 7시 부산 남천동 부산교구청 성당에서 열린 주교 임명 발표 자리에서 이같이 각오를 밝혔다.

처음 주교 임명 소식을 접했을 때 ‘내가 혼자서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머릿속이 하얘지고 막막하기만 했다는 신 주교. 그러나 신 주교는 교구장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와 동료 교구 사제들, 부산교구 신자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차례로 떠올렸다고 한다. 깊은 묵상 끝에 ‘우리 모두를 지켜주시고 이끌어주시는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라고 생각한 신 주교는 기쁜 마음으로 주교 임명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손 주교님과 동료 사제들, 교구민들과 함께 주님의 길을 걸어간다면 과연 기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신 주교의 지난 사목활동 대부분은 학교에서 이뤄졌다. 1996년 사제품을 받은 신 주교는 3년여의 짧은 본당 사목 경험 후 1999년 이탈리아 로마 유학길에 올랐다. 교황청립 성 안셀모대학교에서 전례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신 주교는 2008년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를 맡으면서 학교 사목을 시작했다. 교수뿐 아니라 신학대학 사무처장, 대학본부 교목처장과 기획정보처장 등을 거쳐 2019년 1월 1일부터 제7대 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직을 맡아왔다.

5월 22일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오른쪽)가 신임 보좌주교로 임명된 신호철 주교를 안아주며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부산가톨릭대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부산지역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최전방에서 깊이 알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한 신 주교는 “코로나19 관련 문제를 비롯해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 젊은이들이 사라지는 문제 등은 부산교구가 안고 있는 중요한 사목 과제”라고 지적했다.

전례학을 전공한 신 주교는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을 맡으며 한국교회 전례 발전을 위해 힘썼다. 2016년 7월부터 약 1년7개월 동안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총무로도 일했다. 2018년 우리말 새 「로마 미사 경본」을 발간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전례 안에서 은총을 받는 것은 어떤 규정을 지키는 것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한 신 주교는 “실제로 그 안에서 따뜻한 감성이 열리고 하느님 은총으로 위로를 받는 것이 전례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주교는 “앞으로 신자들이 전례 안에서 더 많이 힘을 얻도록 고민하겠다”면서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성당에 못 나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러한 팬데믹 상황에서도 전례가 어떻게 신자들에게 다가가 살아갈 힘을 줄 수 있는지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신 주교는 “부산교구 발전을 위해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교구장 주교님을 잘 보필하고, 제가 맡은 소임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 주교는 “저 혼자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다”며 “손 주교님께서 저에게 ‘내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 하셨다”고 미소를 지었다.

“모든 신자들이 행복하고 하느님 은총을 가득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 것에 대해 방향을 찾아 성실히 실천하면서 제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 약력

1968년 9월 3일 출생

1996년 2월 3일 사제수품

1996년 2월 4일~1997년 2월 12일 괴정본당 보좌

1997년 2월 13일~1998년 2월 18일 반여본당 보좌

1998년 2월 19일~1999년 10월 16일 주교좌중앙본당 보좌

1999년 10월 17일~2008년 12월 29일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

전례학 석사·박사학위 취득

2008년 12월 30일~2016년 9월 29일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2009년 8월~현재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

2011년 1월 1일~2013년 1월 30일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사무처장

2016년 7월 11일~2017년 12월 3일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총무

2016년 9월 30일~2019년 1월 3일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

2016년 9월 1일~2017년 8월 31일 부산가톨릭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교수 겸 교목처장

2017년 9월 1일~2018년 12월 31일 부산가톨릭대학교 기획정보처장

2019년 1월 1일~현재 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

2021년 5월 22일 부산교구 보좌주교(벨레사사의 명의주교) 임명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