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광주·대구대교구 5·18 41주년 기념미사 봉헌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방준식 기자
입력일 2021-05-25 수정일 2021-05-25 발행일 2021-05-30 제 3247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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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청하는 계엄군 나와… 온전한 화해 첫발 되길”
김희중 대주교, 진상규명과
책임자 진심어린 사과 요청 
대구도 연대의 가치 강조하며
5·18 정신 살아갈 것 당부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광주대교구와 대구대교구는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관으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광주대교구 기념미사에서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이 완전하게 규명되고 광주의 5월을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간 책임자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주교는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민석 신부)가 5월 17일 오후 7시30분 광주 북구 임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한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미사를 주례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미사는 ‘우리는 그날처럼 살고 있습니까? - 대동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나눔과 연대’를 주제로 총대리 옥현진 주교와 사제단, 신자 등 300여 명이 참례한 가운데 봉헌됐다.

김 대주교는 강론에서 “1980년 철저히 고립되고 폭도로 내몰렸던 광주 시민의 5·18은 아직도 그 진상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며 “실종된 이들의 행방도 알 수 없고 시신도 수습되지 않은 채 광야를 헤매는 듯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주교는 특히 지난 3월 5·18 당시 계엄군 출신 장병이 희생자 유족을 만나 직접 용서를 청한 사실을 지적하며 “용서를 청하는 계엄군이 계속 나와 진상규명이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환되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온전히 화해하는 첫발을 내딛길 바란다”고 말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싹을 틔운 밀알이라고 전제한 김 대주교는 “우리 모두 5월 그날의 광주 정신으로 깨어 있어야 한다”며 이는 “우리를 위해 생명을 내어놓으신 예수님의 길을 따라 걷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주교는 “1980년 5월 그날처럼 살고 있는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2030년 5·18 50주년 희년을 준비하며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하자”며 “삶의 변화와 실천을 통해서 대동사회, 평화 세상을 만들 수 있으며 나눔과 연대의 광주 정신으로 이웃과 세계를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미사 후 참례자들은 미얀마의 민주화와 평화를 촉구하는 영상을 시청하고 미얀마 국민들에게도 하느님의 평화가 함께하기를 기원했다.

5월 17일 광주 임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광주대교구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미사에서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강론을 통해 5·18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대구대교구도 5월 18일 오전 11시 교구 성모당에서 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이관홍 신부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박용욱 신부(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장)는 강론을 통해 “광주민주화운동을 대하는 한국사회의 태도는 외형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며 “광주민주화운동이 응당 누려야 할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왜 광주의 기억을 보전해야 하는지 물어보게 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지적한 그는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을 일깨우는 일은 지난날의 과오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디딤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에서 있었던 연대의 기억은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월 18일 대구대교구청 성모당에서 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이관홍 신부(가운데)와 사제단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제공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