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우리 본당 선교 이렇게!] 제2대리구 초월본당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1-02-16 수정일 2021-02-16 발행일 2021-02-21 제 3232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공동체 ‘기도’와 ‘발품’으로 가족 찾아 나섰죠”
소공동체 활성화 기반으로 열정적인 선교 노력 펼쳐
구역별 고리기도 바치며 한 끼 단식으로 기금 조성 예비신자 교리반 운영에 보태
‘봉사 인턴제’ ‘복학생 제도’ 등 다양한 맞춤 프로그램 ‘눈길

김진홍 총회장(왼쪽)과 본당 관계자들이 선교 활동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

제2대리구 초월본당(주임 윤종대 신부)은 매번 입교식이 예정되면 그 한 달 여 전부터 14개 구역이 고리기도에 돌입한다. 말씀과 묵주기도 안에서 소공동체 활성화와 새 가족(예비신자) 및 우리 가족(냉담교우) 찾기 기도문을 바치는 고리기도다.

구역 신자들은 소속 구역에 기도가 돌아오는 날 한 끼 단식을 하고 그 기금을 고리기도 성금으로 봉헌한다. 이는 예비신자 교리반의 간식이나 성지순례 경비 등 고스란히 예비신자들을 위해 쓰인다.

고리기도 성금은 초월본당의 전통이다. 농촌지역에 가까운 본당 특성상 어르신 신자가 많은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어르신들이 끼니를 아낀 주머닛돈이 모아진 것이기도 하다. 그만큼 전 본당 공동체가 물심양면으로 선교에 함께 나선다는 의미다. 한 예비신자가 본당의 새 가족이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는 것이다.

선교분과장 최경화(막달레나)씨는 “신자들이 단식하며 십시일반 모금한 비용으로 예비신자 교육 살림을 하다 보니 예산을 알뜰하게 쓸 수밖에 없다”며 “우리 본당 새 가족 찾기와 우리 가족 찾기는 전 신자가 함께 노력한 결과로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당의 이런 선교 열정은 대리구로부터 2020년 우리 가족 찾기 우수 본당 선정으로 이어졌다.

새 가족 찾기의 경우, 예비신자교리가 시작되면 선교분과는 예비신자가 속한 구역장 협조하에 관리에 들어간다. 구역장이나 반장들은 예비신자 성지순례에 동행하는 등 구역 예비신자가 입교 과정을 잘 거칠 수 있도록 함께하고 애로사항을 나누며 가족으로 다가간다. 이는 세례 후 새 신자들이 소공동체에 곧바로 합류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봉사 인턴제’도 눈여겨 볼만하다. 세례식 한 달 전 본당 각 단체장이 예비신자들에게 단체 가입 설명 후 신청서를 받고, 세례식 후 신청 단체에서 봉사를 체험해 보는 것이다. 2019년에 처음 시행됐는데, 참여한 새 신자 50% 이상이 단체에 정식 가입해 활동하는 호응을 얻었다.

이런 방안들은 새 신자가 영세 후 구역과 단체에 자연스럽게 소속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 교육분과로 연계되면서 견진성사 때까지 재교육이 이뤄지도록 한다.

선교분과와 소공동체를 바탕으로 한 촘촘한 선교 방안은 우리 가족 찾기에도 계속된다. 이 부분에서는 레지오마리애 꾸리아와 구역 소공동체의 역할이 크다. 선교분과에서 각 구역 냉담교우 명단을 알려주면 레지오 단원들은 ‘기도’로, 구역장들은 ‘발품’으로 우리 가족 찾기에 나선다.

특히 구역장 반장들은 매주 주보를 전하고 반모임 참석, 판공성사, 행사 참여를 권유하며 한 명이라도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힘을 아끼지 않는다. 구역장 반장의 ‘찾아가는’ 모습을 본 한 구역 신자가 일손을 돕고자 주보 전달을 자처한 미담도 나온다.

초월본당의 새가족찾기와 우리가족찾기 노력 저변에는 소공동체 활성화가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2019년 척사대회 행사. 초월본당 제공

우리 가족 찾기 활동에서는 ‘복학생 제도’가 시선을 끈다. 이는 냉담교우가 돌아올 경우 주임신부와의 면담 후 예비신자교리 반에서 다시 교리를 수강하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본당의 새 가족 찾기와 우리 가족 찾기 노력 저변에는 소공동체 활성화가 자리잡고 있다. 본당은 ‘구역의 날’ 행사나 미사 참례자 수만큼 쿠폰을 발행해 구역별 개인별로 시상하는 ‘은총통장’ 제도 등으로 구역 활동을 촉진하면서 새 가족과 우리 가족을 찾는 선교 열정을 북돋웠다.

본당은 이번 우리 가족 찾기 우수 본당 선정으로 선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결심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가 해제되면 예비신자교리반도 재개할 예정이다.

방법도 주입식 강의 형태에서 예비신자들의 능동적 참여와 친교를 위해 5명 정도의 나눔 형태 교리교육으로 전환한다. 또 선교분과 봉사자들도 냉담교우와 영세자 관리로 팀을 나눠 관리를 세분화한다.

냉담교우는 명단 확보 후 소공동체 구역장과 협조해서 SNS와 주보로 지속적인 연락을 취하고 분기별로 회두 여부를 파악하고, 영세자는 기수별로 명단을 확인하면서 단체 가입과 주일미사 참례 상황을 살필 계획이다.

우리 가족 찾기 우수 본당 선정에 대해 본당 관계자들은 “그저 하느님 자녀로서 해야 될 일을 했을 뿐인데, 물만 주었을 뿐인데 우수상이라는 싹이 자라났다”며 “구역장 반장, 레지오 단원들과 함께 어르신 신자들이 여가를 즐기시기보다 발품으로 선교 현장을 다니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총회장 김진홍(베드로)씨는 “우수상 받은 것을 계기로 코로나19의 침체된 신앙생활에 격려와 보람이 되기를 바란다”며 “본당 공동체에 더욱 열정적인 지역 복음화 노력에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