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우리 본당 선교 이렇게!] 제2대리구 배곧본당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1-02-02 수정일 2021-02-03 발행일 2021-02-07 제 323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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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가득한 신앙생활, 자연스레 선교로 이어져
소공동체 활성화로 결속 다져
소속감 지니도록 서로 소통
입교 시기부터 대부모와 교류
영세 후에도 지속적인 도움
지역별 ‘환경 선교 운동’ 통해
솔선수범하는 교회 모습 알려

환경 선교 운동에 나선 배곧본당 신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배곧본당은 전 신자가 쓰레기를 줍고 거리 청소를 함께하며 교회를 알린다. 배곧본당 제공

영동고속도로 월곶 분기점에서 서남쪽으로 약 1.5㎞ 떨어진 배곧 신도시에 자리한 제2대리구 배곧본당(주임 김정환 신부)은 지난 2017년 6월 13일 신설돼 올해로 4년차를 맞고 있다.

임시 성당에서 공동체를 꾸려가는 본당은 겉으로는 이제 막 둥지를 마련한 소박한 모습이지만, ‘무서운 신인’이라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설립 당시엔 신자 수 900여 명으로 출발했지만 2020년 10월 현재 3200여 명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외부 인구 유입이 많은 신도시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성장세가 빠르다. 200여 명 규모 임시 성당은 이미 수용 인원을 초과했다. 본당이 신축 성당 건립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미사에 300여 명이 참례했다.

이런 가운데 대리구로부터 받은 2020년 선교 우수 본당 우수상은 공동체에 복음화 열기를 더욱 북돋우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선교 우수 본당 선정은 2019년에 이어 연속 2년째다. 2019년 한 해 성인 51명, 유아 44명, 대세 5명 등 100명을 하느님 자녀로 태어나게 했다. 기존 신자 대비 새 영세자 비율은 3.25%다.

선교분과장 김순민(글로리아)씨는 “임시 성당이라 교리실 부족 등 환경적 여건이 좋지 않은 어려움 속에서도 우수 본당으로 선정돼 기쁘다”며 “예비신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개인적으로 또 본당 공동체에도 하느님 사랑과 은총이 함께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부활반’, ‘성모승천반’, ‘성탄반’ 등 1년에 세 번의 입교식을 한 번도 빠짐없이 진행한 본당은 코로나19로 모든 상황이 위축된 지난해에도 세 차례 예비신자 모집을 멈추지 않았다. 김씨는 “예비신자 단 1명이 오더라도 교리를 진행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는데, 하느님께서는 늘 넘치도록 예비신자들을 보내주신다”고 했다.

신도시여서 주민 수가 늘어날 여지가 많다 해도 성당을 찾는 발걸음이 그에 비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본당 나름의 노력이 따라야 한다.

본당은 한창 단지별로 이사가 진행될 때 관할 구역 아파트 입주 정보를 파악했다. 그리고 먼저 조성된 소공동체 구역이 나중 입주하는 아파트의 소공동체 구역을 자리 잡힐 때까지 도와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사 올 지역에는 미리 임시 구역장을 두어서 입주가 마무리되면 소공동체가 바로 구성되도록 했다. 소공동체를 통한 지역과 구역의 결속은 새가족을 찾는 한 기반이 됐다.

또 다른 눈여겨볼 점은 지역별 ‘환경 선교 운동’이다. 1년에 네 차례, 마태오·마르코·루카·요한 등 본당 4개 지역별로 환경 개선에 나선 것이다. 신도시여서 거리 곳곳의 정리가 필요하고 생활폐기물도 많은 상황임을 감안해 전 신자가 쓰레기를 줍고 거리 청소를 함께했다. 이는 지역사회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봉사 활동으로 교회를 알리는 효과를 낳았다.

본당은 예비자와 대부모들이 영세 전 신앙적 친교를 이룰 수 있도록 성지순례 기회를 마련한다. 배곧본당 제공

코로나19로 대면 만남이 어려워지자 본당은 영상 미사와 비대면 영상 프로그램 제작으로 대응했다. 비대면 영상 프로그램 보배방송이 촬영되고 있다. 배곧본당 제공

공동체 내적으로는 입교식 한 달 전부터 미사 시간에 주임신부와 함께 ‘새 가족 찾기’ 기도를 바치고 선교 의지를 모았다. 강론 중에는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전 공동체에 복음화 의식을 환기시켰다. 봉사자들은 54일 고리 기도를 바쳤다. 연말에는 우수 선교지역을 선정해 포상했다.

예비신자가 생기면 구역과 소통하면서 소속감을 지니고 도움을 받도록 했다. 사전에 대부모를 정해 대부모가 입교 시기에서부터 신앙을 이끌도록 했고, 대부모와 함께하는 성지순례 등으로 서로 친해지며 신앙적으로 교류하도록 만들었다.

신영세자 관리도 탁월했다. 영세 후 1년 동안 매달 본당 단체 소개 등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갓 태어난 신자들이 본당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본당 공동체의 선교 노력에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처럼, ‘본당과 삶 안에서의 신앙생활이 기쁘다면 하느님을 전하는 선교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바탕에 깔려있다.

본당 주임 김정환 신부가 신자들이 본당을 통해 행복하고 기쁘게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사목의 주된 방향을 잡는 이유다. 평균 연령 43세 정도의 젊은 공동체 특성에 맞게 ‘젊은 부부 모임’ 결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중인 김 신부는 유아세례와 첫영성체 의미를 부각하며 신자들이 어린 자녀에게 신앙을 전수할 수 있도록 신경을 쏟는다.

아울러 전 신자 가정 방문으로 신자들과의 소통은 물론 찾아 나서는 교회를 실천하고 있다. 이는 신자들이 영성적인 갈증을 털어놓고 신앙의 힘을 받는 자리다. 지금까지 750여 가정을 방문한 김 신부는 코로나19로 대면 만남이 어려워지자 ‘사랑의 콜센터’ 이름으로 400여 가정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어려움을 나눴다.

영상 미사와 비대면 영상 프로그램 ‘보배방송’(보이는 배곧성당) 등으로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했던 김 신부는 올해 새 가족 찾기나 예비자신자교리도 코로나19 단계별로 방안을 준비해 놓고 있다.

김 신부는 “선교 우수 본당 선정은 시급한 과제인 성당 건립에 마음을 모으며 지역 복음화에 힘쓰는 신자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격려가 될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를 겪는 본당에 시선을 두는 교구와 대리구의 배려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