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선교지에서 온 편지] <끝> 나눔은 뿌리 내릴 때까지 꾸준히 해야

한만삼 신부
입력일 2017-12-19 수정일 2018-01-22 발행일 2017-12-25 제 307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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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수원교구에서 연재하는 ‘선교지에서 온 편지’가 이번호를 마지막으로 마칩니다. 마지막 편지는 교구의 첫 피데이 도눔 사제이자 ‘수단에서 온 편지’ 첫 필자인 한만삼 신부(수원대리구 광교1동본당 주임)의 편지를 전합니다.

우리 신앙선조들은 목숨을 걸고 중국교회와 교황청에 편지를 보냈고, 박해시기 선교사들도 고국에 편지를 보냈고, 김대건 신부님도 신자들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우리 교회의 선교가 시작됐습니다. 이처럼 편지에는 힘이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본부에는 박해시대 선교사들의 편지가 아직도 보존돼 있습니다. 말은 사라지지만 글은 남아 또 다른 사람에게 살아있는 삶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매체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글은 사람이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 생각은 사람이 행동하게 만듭니다.

국내 여러 교구들이 피데이 도눔을 통해 선교사제를 파견하고 있지만, 선교지의 활동을 책으로 엮은 사례는 없었습니다. 물론 선교지에서 글을 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선교사제들이 선교지에서 해야 할 활동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구민들에게 편지를 보내야 했기에 글을 쓰기 위한 생각을 했고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덕분에 저는 편지들을 바탕으로 책도 쓸 수 있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본받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가난한 교구가 또 다른 가난한 교구를 돕는다고 해서 더 가난해지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너그러이 베풀어 궁핍해지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수단 선교시절 현지인들과 함께하고 있는 한만삼 신부(오른쪽). 한만삼 신부 제공

비오 12세 교황이 회칙 「신앙의 선물」을 통해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도 부족한데 해외에 까지 나눠야하나…’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느님께서 나눔을 실천하는 우리의 궁핍함을 그냥 두지 않으실 것이라는 믿음이 바로 피데이 도눔의 정신입니다.

피데이 도눔은 교구 사제를 국경 없는 사제로 만듭니다. 사실 모든 그리스도인이 국경이 없습니다.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과 연대하기 위해 인간이 되신 것처럼, 우리를 선물로 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해외선교는 성금 한 번 보내고, 우물 하나 파주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또 누군가가 혹은 선교사제가 평생을 투신한다고 이뤄지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복음을 섬길 뿐, 우리 자신이 복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파리외방전교회도 우리나라 선교를 위해 110여 년을 도왔습니다. 해외선교는 한 번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연계해야 합니다. 거기에 피데이 도눔의 성패가 달려있습니다. 끊임없이 사제를 파견하고 지원하면서 현지에 복음이 뿌리내려 현지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해외선교는 우리 교구가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나아가야할 미래입니다. 해외선교를 통해 우리 교회가 새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해외선교를 통해 보편교회와 일치하면서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해외선교는 수도회만이 아니라 교구신부도 할 수 있고, 또 교구만 누구나 동참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교우들이 선교지에 관심을 가지고 해외선교에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 후원금은 수원교구 해외선교지를 위해 사용됩니다.

※ 후원 ARS : 1877-0581

※ 후원 계좌 : 국민 612501-01-370421, 우리 1005-801-315879, 농협 1076-01-012387, 신협 03227-12-004926, 신한 100-030-732807 (예금주:(재)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

※ 해외선교지 신부님들과 교우들을 위한 기도 후원 안내

-해외선교지 신부님들과 교우들을 위한 묵주기도, 주모경 등을 봉헌한 뒤 해외선교후원회로 알려주시면 영적꽃다발을 만들어 해외선교지에 전달해 드립니다.

※ 문의 031-268-2310 해외선교후원회(cafe.daum.net/casuwonsudan)

한만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