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본당의 역사를 따라] 안산대리구 원곡본당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6-12-06 수정일 2016-12-07 발행일 2016-12-11 제 302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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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이주민들의 안식처… 인권보호에 앞장서
야학·상담소 열어 노동 사목 펼쳐
사측 폭력 당하는 이 보호하기도
임금체불·치료 등 문제 해결 도와

원곡성당 전경.

안산대리구 원곡본당(주임 김종훈 신부)은 반월공단의 노동자·이주민들에게 따뜻한 이웃이 돼주며, 원곡 지역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온 공동체다.

원곡 지역에 공소공동체가 형성된 것은 1980년이었다. 신자들은 이전까지는 정왕공소와 도일공소를 구심점으로 신앙생활을 해왔다. 1977년 반월신공업도시 개발 계획이 진행됨에 따라, 원곡 지역에 원래 살던 신자들과 이주해온 신자들은 원곡공소를 세우고 꾸려나갔다.

도시개발로 인구 유입이 빠르게 진행되자, 지역 내 본당 신설이 시급해졌다. 하지만 도시계획 상 종교부지가 없던 원곡 지역에 성당 부지를 마련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모본당인 와동일치의모후 본당은 궁여지책으로 유치원 용지를 지정받아 1983년 성모유치원을 완공하고, 유치원을 거점으로 원곡 지역 신자들을 위한 사목을 펼쳤다.

1984년 6월 25일 원곡본당이 설립됐다. 본당이 설립되고 신자 증가가 가속화되자, 본당은 성모유치원을 폐원하기로 하고 건물을 증축해 성당으로 꾸몄다.

특히 본당신자들의 많은 수가 반월공단의 노동자들인 만큼, 노동자 대상 사목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본당을 설립한 해엔 가톨릭노동청년회(JOC) 본당 팀을 발족하고, 노동야학을 시작하는 등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했다. 1986년에는 본당 지하교리실에서 ‘반월노동사목’이라는 노동상담소를 운영하면서, 노동자권리 강좌와 한문교육, 문화강습, 주부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했다.

반월공단의 노사분규와 파업이 빈번하던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에는 본당이 노동자들의 안식처가 됐다. 본당은 노동자와 노동활동가들에 대한 불법적인 폭력을 중단시키고자 인근 와동일치의모후·대학동 본당과 공동으로 경찰서를 찾아가 항의하기도 하고, 회사 측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친 노동자들을 성당 내에서 보호하기도 했다.

1990년부터는 반월공단에 증가하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사목활동에 앞장섰다.

본당을 찾는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타갈로그어 미사를 신설하고, 이주노동자들의 임금체불과 불법체류 등의 문제를 도왔다. 치료가 필요하지만 병원을 이용할 수 없는 이주노동자들은 안산성빈센트의원이나 인근 병원과 연결해줬다. 본당이 이러한 활동을 펼치자, 한국 주재 필리핀 대사와 영사가 찾아와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1997년에는 성당 앞에 ‘갈릴래아’ 이주노동자 상담소를 개소하고, 2003년에는 이주노동자 자녀보육시설인 ‘갈릴래아어린이집’을 운영했다.

아울러 본당 공동체의 신앙 성숙과 지역 전교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원곡본당은 1998년에는 가정성화와 평화를 위한 세미나를 열고, 매월 첫째 토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해 온 가족이 함께 봉헌하는 미사를 운영했다.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전교에 박차를 가하는 ‘구역복음화사업’과 거리선교를 펼치고, 본당 가정생명분과를 중심으로 성가정운동도 실시하는 등 다양한 사목을 전개해왔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