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남수단에서 온 편지] 쉐벳 야외 사진관

입력일 2015-09-15 수정일 2015-09-15 발행일 2015-09-20 제 2962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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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벳 신부님들을 만나러 사제관에 들어서는 순간, 한 무리의 아이들을 발견했습니다.

무언가를 손에 들고 있던 아이들은 쉐벳성당 외벽을 따라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무얼 하고 있나?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한 남자가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학생들의 증명사진을 찍어주고 있었습니다.

지금이 졸업증명서를 만드는 시기라서 학생들은 증명사진이 필요했나봅니다. 저렇게 사진을 찍고 나서 컬러프린터로 사진을 뽑은 후 필요한 사이즈로 오려서 증명사진을 만들겠지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가 흔히 증명사진의 배경으로 떠올리게 되는 흰색 배경을 쓰지 않고 빨간색 배경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붉은 천을 이용한 빨간색 배경을 선호하는 이유는 ‘얼굴이 보다 밝게 나와서’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사진 속 얼굴의 잡티를 제거하고 눈도 크게 하고 피부색도 밝게 하는 일명 ‘뽀샵’처리를 하는데, 이들 또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일종의 ‘뽀샵’ 효과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럴듯한 조명기기와 사진기도 없는 조촐한 사진촬영이지만 그래서 더 유쾌하게 증명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야외 사진관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도, 옆에서 구경하며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도 모두가 웃고 떠들며 즐거워합니다.

우리는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받으며 살지만, 모든 것을 일로 만들어버려 그 안에서 쉽게 즐거움을 찾지 못합니다.

쉐벳의 간이 사진관 풍경을 바라보다 보니, 가난하지만 늘 서로 기대며 즐겁게 사는 남수단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삶에 미소 짓게 됩니다.

쉐벳 사제관 앞 야외에서 졸업증명서에 쓸 사진을 찍고있는 아이들. 얼굴이 밝게 나온다는 이유로 빨간 배경을 시용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후원계좌

612501-01-370421 국민, 1005-801-315879 우리, 1076-01-012387 농협, 03227-12-004926 신협, 100-030-732807 신한

(예금주 (재)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

※ 수원교구 해외선교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다음과 같은 봉사자를 찾습니다.

- 사회복지, 의료분야, 영어교육, 태권도교육 등

※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