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평신도 발언대] 오영현 - 신자들의 흔한 고민

오영현(바르톨로메오 성남대리구 초월본당 총회장)
입력일 2012-12-31 수정일 2012-12-31 발행일 2013-01-06 제 2827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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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은 기도가 어렵다고 합니다. 모임 같은 곳에서 기도를 시키면 쭈뼛쭈뼛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는 진심 어린 기도가 아니라 보여주는 기도를 하고 있지는 않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어려워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내 기도가 틀리면 어쩌나’ ‘남들이 내 기도를 어떻게 생각할까’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너무 많이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은 우리의 머리카락 수까지도 다 파악하고 계신다고 하셨지요. 그런 분이 내가 소리 내어 ‘기도하는 티’를 내지 않은들, 그것을 모르실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아픈 친구를 위해 기도할 때 온갖 창의적이고 화려한 수식어를 붙인 멋진 기도를 만들었다 해도 그 분은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보시는 것은, 온갖 화려한 수식어가 아니라 과연 ‘나에게 친구를 위해 기도할 마음이 진정으로 있는가, 없는가’하는 것이 아닐까요?

많은 신자들이 기도에 대해 자연스레 어려움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기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말이지요. 기도를 하려고 할 때마다, 꼭 무슨 일이 생깁니다. 아니면 오랜만에 시간을 갖고 조용히 묵상 중에 자신을 되돌아보다보면, 갑자기 처리해야할 일이 떠오르는 경우도 많이 경험합니다. 그 때부터 분심이 생겨 기도가 잘 안됩니다. 결국 ‘다음에 더 열심히 기도하면 되지’하고 스스로 위로하며, 중간에 기도를 포기하는 경험을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것입니다.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기도도 좋겠지만, 현대인의 바쁘고 고단한 삶에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도는 꼭 어떤 형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중에 있으며, 우리가 늘 하는 ‘선행’과 ‘착한 마음’이 모두 기도가 될 수 있으니까요.

주님을 생각할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는지요. 어쩌면 권위적이고 엄중하고 어려운 아버지의 모습일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그 분을 편하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형제자매 여러분, 기도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온몸으로 복음 실천과 기도를 하는 그날까지 그분의 축복이 항상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알렐루야!

오영현(바르톨로메오 성남대리구 초월본당 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