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평신도 발언대] 박효택 - 2000년을 이어온 기적

박효택(가브리엘·수원대리구 매교동본당 총회장)
입력일 2012-11-20 수정일 2012-11-20 발행일 2012-11-25 제 2821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마태오복음에 언급한 ‘달란트의 비유’(25, 14~30)를 살펴보면, 주인이 하인에게 달란트를 맡긴다. 주인은 달란트를 불린 하인에겐 큰 상을 내리지만 게으른 하인에겐 주었던 달란트마저 빼앗아버린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해지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지금부터의 전개는 신론적 관점이나 그리스도론적 관점을 떠나 순수한 필자의 개인적 접근이다. 예수님께서는 인성과 신성을 공유하셨다. 인성의 예수님은 순수한 인간으로서 죽음에 대한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셨다. 그래서 고난의 잔이 당신을 피해 가길 피땀을 흘리며 하느님께 간구하셨고, 하느님 뜻을 저버리는 위선자들의 참혹한 말로를 안타까워하셨다. 죽은 나자로를 향해 연민의 눈물을 흘리시는 등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은 냉정한 신보다는 인정 넘치는 순수한 인간이셨다.

인성의 예수님께서 ‘달란트의 비유’를 말씀하실 때 후인들의 오해(빈익빈부익부)를 생각지 못하셨거나, 우매한 피조물들이 2000년을 이어온 기적을 깨달았을 때 성령의 은총을 함박눈처럼 내리려 하심일 것이다. ‘달란트의 비유’에서 주인이 하인에게 맡긴 달란트는 돈과 같은 물질이 아니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재주, 재능’이 아닐까? 이렇게 접근하다보니 2000년을 이어온 기적이 보인다. 오호라, 그래서 2000년 전엔 돈이었던 달란트가 지금은 ‘재주, 재능’이라는 달란트로 다시 태어난 것이리라.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해지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달란트의 비유’ 끝에 강조하신 이 말씀을 마르코복음 제4장, 루카복음 제8장, 마태오복음 제13장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신다.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설립 45돌을 맞아, 우리 평신도들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달란트를 열심히 갈고닦아 하느님 사업에 바쳐 많은 열매를 거둬들일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한 직분을 받아 열심히 봉사하면 또 다른 직분과 그 직분을 수행할 수 있는 달란트를 주신다. 귀한 달란트를 빼앗기지 않도록 주시는 대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즐겁게 봉사하자. 행복하게도 우리는 2000년을 이어온 기적을 체험하고 있지 않은가?

박효택(가브리엘·수원대리구 매교동본당 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