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평신도 발언대] 이규찬 - 작은 밀알이 되어

이규찬(미카엘 성남대리구 신장본당 총회장)
입력일 2012-11-06 수정일 2012-11-06 발행일 2012-11-11 제 2819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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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10년 10월 새로 부임하tls 신부님으로부터 총회장 제의를 받고 ‘신앙심도 부족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통솔력도 없다’고 하자 신부님께서는 ‘주님과 함께 하신다는 생각과 기도생활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하시며 용기를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어부였던 베드로에게 ‘나를 따라오라’하자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던 것처럼 우리 본당 상임위원 및 분과장을 인선하는 과정에서도 모든 형제자매님께서 순종하시는 모습에 주님께 감사드리며 저 역시 순명해 총회장직을 연임하게 됐습니다.

우리 본당은 45년 전 고 김복규(시몬) 어르신께서 2000여 평의 땅을 기증해주셨고, 초대 장근실(비오) 신부님께서 지은 작은 슬레이트 성당으로 시작됐습니다. 10대 정영철(안토니오) 주임신부님과 이상훈(바오로) 보좌신부님의 영성지도 아래 4300여 명의 신자가 있는 성당으로 커졌지만, 하남시 구 시가지에 구 가옥이 대부분인 지역 특성상 젊은 세대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8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건립하는 한편 낙후된 본당건물을 보수하고 루르드 성모동산, 14처의 십자가길, 묵주기도 동산이 있는 아름다운 성당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하남본당과 풍산본당을 분가시키고 시몬문화원을 지었으며 특히 외방선교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사랑과 도움을 주시는 형제자매가 많은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본당 누수공사를 위한 모금운동으로 무더운 여름에 성모회 주관으로 전신자가 교중미사 후 점심식사를 본당에서 함께하며 식사대금을 봉헌하던 우리들의 모습에서 사랑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또 추운 겨울 이른 새벽부터 파지를 주워 모은 돈을 건축헌금으로 봉헌하시는 할머니를 뵈며, 총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저이지만 그분들의 정성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함이 많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본당에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 24)는 주님의 말씀처럼 썩은 밀알이 돼 신부님을 보필하며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시간까지 열심히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이규찬(미카엘 성남대리구 신장본당 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