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반사경]

입력일 2011-05-16 수정일 2011-05-16 발행일 1982-08-29 제 1319호 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PLO를 레바논으로부터 완전 쓸어 버리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입니다. 남은 것은 오직 그 시기를 언제로 잡느냐 하는 결정 뿐입니다』-지난 여름 이스라엘을 방문 했을 때 우리를 안내하던 한 안내원이 들려준 얘기다. 이스라엘 氏란 괴상한 이름을 가진 이 친구는『만약 여러분께서 원하신다면 레바논 전선까지 모셔드리겠읍니다. 물론 안전은 저희가 보장 하겠읍니다』고 의기양양하게 떠 벌였다. ▲ 얄미울 정도로 자신에 찬 그의 이같은 말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 레바논 전쟁이 이미 결판이 났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 때 우리는 전세계의 이목이 총 집중된 가운데 對 아랍전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인들의 후방 표정을 보고서도 다시 한 번 놀랐다. 그들은 조금도 당황하거나 서두르는것 같지가 않았다. 거리는 여전히 활기에 넘쳤고 지중 해변 해수욕장은 아파로 바다를 메우고 있었다. 對아랍전에서 連戰連勝을 거듭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전국이 승전 무드에 들 떠 있는듯 한 느낌이었다. ▲ 이스라엘인들이 승리의 축배를 높이 들고 있는 그 순간 수많은 PLO대원들은 뼈를 깎는듯한 패전의 아픔을 느껴야만 했다. 수많은 동료들의 죽음, 그리고 정든 가족들과의 이별의 쓰라림을 그들은 되씹어야만 했다. 레바논을 떠나 또 다시 정처없는 유랑의 길에 올라야만 했던 이들 PLO대원들을 짓누르는 더 큰 아픔은 아마도 그들의 失地 회복의 길이 점점 더 멀어져 간다는 쓰라린 현실 바로 그것이었을 것이다. ▲ 외신이 전하는 PLO대원들의 모습은 남는자도, 그리고 떠나는자도 모두가 통곡하고 있었다. 그들은 조국 팔레스인을 목이 터져라 외쳐대면서 차라리 광란에 가까운 몸부림을 치며 정처없는 유랑의 길에 올랐다. 정신없이 하늘에다 쏘아대는 총탄세례 -그것은 자신들을 끝내 저버린것처럼 느껴지는 알라신에 대한 분노인가, 아니면 이스라엘이 신봉하는 여호아 하느님께 대한 도전 인간. ▲힘이 곧 정의로 통하는 이 국제사회의 모순을 뼈저리게 체험한 PLO가 앞으로 나아가게 될 길은 불을 보듯 명백하다. 이스라엘 주장하는「힘에 의한 평화 구축의 성공」이란 크나 큰 착각이며 환상에 불과하다.

그것은 항상 전쟁의 불씨를 안고 있는 거짓 평화에 지나지 않는다. 탐욕에 젖은 인간이 온갖 민족적 오만과 이기심을 버리지 않는 한 참 평화에의 길은 요원 하기 만한 것이다. 평화의 도시「예루살렘」에 진정한 평화의 날은 언제나 오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