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반사경]

입력일 2011-05-10 수정일 2011-05-10 발행일 1982-03-14 제 1296호 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 6일은 개구리도 冬眠에서 깨어난다는 警蟄. 이 날을 지나온 大地는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큰 기지개 켜며 새 봄을 맞을 차비에 바쁘다. 남녘 땅에서 전해져오는 花信은 어느듯 온 山河가 새 봄의 문턱에 성큼 다가섰음을 알린다. 한치의 어김도 없는 대자연의 섭리에 다시 한 번 옷깃이 여며지는 때이기도하다 ▲ 해마다 이 맘 때 쯤이면 추위에 얼어 붙었던 농부들의 마음도 바빠지게 마련이다 한해 농사 준비를 서둘러야 할때인 것이다. 겨우내 광안에 잠자던 농기구를 손질 하랴, 갈무리 해 둔 종자를 찾아 내랴 농부들의 일손은 서서히 바빠져 간다. 겨우내 좁은 울안에 갇혔던 외양간의 가축들도 눈 앞에 다가올 푸른 초원을 그리며 힘찬 울음을 창공에 날린다. 확실히 새 봄은 생명의 계절이요 약동의 계절인 것이다. ▲ 그러나 약동하는 새봄의 문턱에서 바삐 움직이는 농부들의 마음이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은 것은 웬 까닭일까. 봄철과 함께 당장 마련해야 할 영농비 걱정이 새 봄을 맞는 농민들의 마음을 우울케 한다. 또한 낮은 쌀 수매가는 전체 물가 안정에는 커다란 공헌을 했지만 정작 그 주인공인 농민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 졌다. 거기다 이해하기 힘든 농지세 부과는 농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 벼농사에 부과되는 갑류 농지세의 경우 농민들은 수입 금액이 2백 68만원이면 14만 4천원을 류의 경우 소득금액이 2백 68만원이면 47만 9천 5백원의 세금을 내도록 돼있는 것으로 가톨릭 농민회는 밝히고 있다. 이는 도회지 종합 소득 근로자가 5인 가족 기준으로 연 소득이 2백 68만원이면 세금을 내지 않는 것과는 크게 衡平을 잃은 처사로 지적 되고 있다. 거기다 농민이 부담하는 각종 조세 공과금의 종류 만도 20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오늘날 농민 경제에 비춰 얼른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옛부터 農天下之大本이라 하여 농사를 萬業의 기본으로 삼아 왔다. ▲ 그러나 60년대 후반부터 공업화 정책에 밀려난 농업은 점차 농민들의 흥미를 잃어 가고 있다. 날로 늘어가는 離農 현상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離農에는 물론 여러 가지 要因이 있겠지만 이러한 農ㆍ都間의 균형을 잃은 시책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당국에서도 마침 稅制上의 不合理點 시정에 부심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국의 현명한 조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