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만삼 신부의 수단에서 온 편지] 34. 교구신부와 선교사

입력일 2011-03-30 수정일 2011-03-30 발행일 2011-04-03 제 274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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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의 삶은 ‘4D 노동자’
전 세계의 다양한 수도회와 선교회가 들어와 활동하는 룸벡교구 특성상, 교구 선교사제로 살아온 지 어느덧 4년이 되었어도 ‘어느 수도회 소속이시죠?’라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교구 신부입니다”라고 대답하면 “교구신부라고요?”하며 약간의 놀라움과 신기함이 섞인 묘한 표정을 보게 됩니다.

아프리카 대륙이라는, 험난한 오지의 수단에서 선교사로 살고 있는 젊은 신부가 수도회가 아닌 교구신부라는 것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나 봅니다. 교구라는 온실 속에서 곱디곱게 자란 신부라는 인상이 남아있는지도 모르겠지만…. 헤아려보면 교구신학생 양성과정상 ‘해외 선교사’라는 영역 또한 익숙지 않은 개념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교구 신학생들이 꿈꾸는 0순위의 바람이 단지 본당 주임신부에 머문다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합니다. 선교는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교회의 사명이며 시대의 요청이고 선교지의 한계는 세상 끝까지 임을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조선이라는 나라를 찾아온 벽안의 선교사들은 우리나라가 가까워서, 인종과 문화적 유사성이 있어서 찾아온 것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성령의 활동은 놀라워서 교회가 머물거나 고여 있지 않도록 이끌어 줄 뿐만 아니라, 아파하는 세상과 사제를 필요로 하는 교회가 아직 넓고도 넓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분명 선교사제의 삶은 안락함과 편안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화이트칼라의 깔끔하고 존경받는 삶이 아니라, 삽자루와 망치를 든 블루칼라 같습니다. 그중에서 수단은 최악의 조건인 4D 노동자입니다. 어렵고 (difficult) 위험하고(dangerous) 더러운(dirty)건 기본이고 가망 없어 보이는(desperate) 절망적인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죠. 늘 땀에 절고 너덜너덜한 작업복을 입고 살아가는 저희들의 모습을 보고 서로 웃으며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고 놀리지만…. 집을 나와야 집에서 어떻게 살았는지를 반성하게도 됩니다. 온실에서 나와야 온실 밖이 얼마나 모질고 거친지를 체험하기 때문입니다. 사제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많은 분들의 사랑 속에서 복에 겨운 안락함에 안주하며 살았음을 반성합니다. 봉사하기보다는 봉사를 받으려 했던 삶은 아니었는지를 헤아립니다. 그렇게 ‘바리사이와 헤로데의 누룩’(마르 8,15)을 조심하라 하신 의미를 반성합니다.

신학생시절 교구 행사에 참여한 신학생들을 보고 총대리 신부님께서 “여기 ‘차세대 전투기’좀 보라!”며 칭찬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전투에 출중한 전투기라는 의미보다는 다음세대의 교회를 이끌어갈 사제들이란 의미였음을 알고 있습니다. 세상의 악과 어둠과 싸워야 할 차세대 전투기는 국경이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교회의 사제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교구의 사제 또한 본당 신부이기 전에 ‘선교사’이어야 함을 헤아립니다. 하느님 말씀이 세상 속에 뛰어들어 육화된 순간부터,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이 성령을 받아 ‘파견된’ 사도가 되어 세상 속으로 뛰어들면서부터, 하느님의 사랑의 심장소리는 뛰고 있습니다. 선교사의 삶은 예수님의 뜨거운 피가 흐르는 ‘살아있는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야 합니다.

◆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봉사자를 찾습니다.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는 수단 아강그리알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구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평신도 봉사자를 찾고 있습니다.

신체 건강하고 독실한 신앙심을 가진 이는 누구나 봉사의 문을 두드릴 수 있습니다. 특별히 현지 주민들의 건강을 돌볼 간호사 등 의료인, 공소 등 건물 설비와 전기시설 분야 자격증을 갖고 있거나 관리 경험이 있는 신자, 농업 분야 경험자 등의 동참을 기다립니다. 봉사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은 복음화국과의 논의를 거쳐 결정합니다. 뜻 있는 신자들의 관심을 청합니다.

※ 문의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수단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도움주실 분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후원계좌 03227-12-004926 신협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수원교구 아프리카 수단 선교 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