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우리본당 이런사목] 수원교구 안산대리구 성포동본당 - 교중미사 후 음식나누기

이우현 기자
입력일 2010-03-17 수정일 2010-03-17 발행일 2010-03-21 제 2689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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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처럼 편안한 성당 만들기
신자들이 교중미사 후 성당 1층 로비에 모여 봉사자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친교를 나누고 있다.
‘우리와 함께 주여, 머무르십시오. 식탁에 같이 앉아 빵을 나눕시다.’

가톨릭성가 504번 ‘우리와 함께 주여’의 가사다. 주님께서 머무시는 식탁에 함께 상을 차리고 음식을 나누는 공동체의 모습. 바로 안산대리구 성포동본당(주임 민영기 신부)이 바라는 공동체 상이다.

본당은 매주 교중미사 후 성당 1층 로비에서 신자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한다. 김치와 국을 제외하고도 1식 3찬이다. 주방장 정해림(소화데레사) 씨를 비롯한 11명의 주방 봉사자가 따로 있어 식단을 짜고, 재료를 장만하고 음식을 만든다. 토요일 저녁 시작해 일요일 아침까지 힘든 일정이지만 모두 기꺼이 봉사에 나선다. 우리끼리 먹는 밥이라도 허투루 하는 법은 없다. 식사시간이 되면 누구나 둘러 앉아 음식을 나누고 정다운 이야기꽃을 피운다. 구수한 밥 냄새와 함께 살가운 사람 냄새 나는 본당에서 신자들은 더욱 편안함을 느낀다.

본당주임 민영기 신부는 “본당 신자들이 성당을 내 집이라 여길 정도로 편안하게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라며 “음식을 서로 나누면서 신자들끼리 서로 화합하고 일치하는 공동체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자들이 성당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자 공동체의 활성화는 저절로 따라왔다. 서로 어색했던 신자들도 지금은 기분 좋게 인사를 나눈다. 쉬는 교우와 비신자들도 밥상나눔이라는 따뜻한 분위기에 젖어들고 있다.

중고등부 역시 토요일 특전미사를 마치면 자모회에서 준비한 식사를 함께한다. 아이들에게는 과자나 햄버거 같은 고열량의 간식보다 어머니들이 만드는 한 끼 식사가 더 든든하게 다가왔다. 성당을 찾는 청소년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식사가 끝나면 68개 반이 반별로 뒷정리와 설거지를 한다. 산더미처럼 쌓인 그릇과 주방기구를 씻는 일이기 때문에 남성 신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선다. 항상 여성 신자가 더 많은 주방에서 남성 신자들의 참여는 더욱 정겹다.

함께하는 식사를 통해 밥알처럼 더욱 끈끈하고 돈독해져 가는 공동체를 지금 성포동에서 만날 수 있다.

이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