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수단을 입으며] 김종남 신부 -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꿈꾸며

김종남 신부·퇴촌본당 주임·교구 민화위 총무
입력일 2009-06-16 수정일 2009-06-16 발행일 2009-06-21 제 265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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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남 신부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1999년 발족, 남북화해와 일치를 위한 운동 및 교구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 교육, 대북지원, 탈북자 정착지원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남북화해와 일치 운동

교회는 남북한 화해를 위한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서독교회가 보여주었던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의 몇 배에 해당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들보다 우리의 상황이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동·서독은 남·북한이 경험하고 있는 적대감, 증오감과는 거리가 있었다. 또한 통일 이후에 상당한 경제, 문화적 이질감으로 고생했지만 우리가 맛보게 될 통일이후의 모습과는 역시 차이가 있었다.

탕자의 비유에서 아버지는 큰 아들에게 모든 소유권이 있음을 알려준다. 우리는 모든 것을 탕진하고 자기 멋대로 살아온 동생을 맞이하는 것이다. 안아주고 기뻐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닮아야 한다. 우리는 전쟁의 상처와 분단된 시간 안에서 잊을 수 없는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러나 ‘상처받은 치유자’시며 ‘버림받은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닮은 신앙인의 모습이 가져야만 한다. 교구 민화위에서는 장기적으로 민족화해학교를 개설하고, 통일캠프 등을 열어 통일에 대한 신앙인들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작은 노력이 모여 이 땅에 진정한 화해와 일치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나눔과 섬김이 가능하길 바란다.

- 대북 지원

북한을 지원하며 권력에 가까이 있는 자들과 일반 주민을 구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교회가 대북지원을 하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탁아소, 시골 병원의 개선사업이나 물품 지원 등 한정된 것을 지원하고 있지만 많은 경우 그런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분들이 적어 고민이다. 우리도 살기 힘들고 우리도 도와야 할 사람이 있음을 안다. 그러나 또 누군가는 죽어가는 형제요, 자매인 북한 주민들을 도와야만 하는 것이다. 관대한 마음이 요청된다.

- 새터민(탈북자) 지원

용어마저 생소한 남한에 이주한 새터민이 벌써 만 오천 명을 넘어섰다. 그들에 대한 정착지원은 단순한 형제애를 넘어서는 문제이다. 우리 곁에 온 그들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이주해 왔지만 냉대와 외로움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민화위에서는 정착프로그램 중 그들을 초대하여 각 가정에서 1박을 체험하게 하고 있다. 정착프로그램이 끝나고 교구 내에 정착할 경우 민화위에서는 각종 지원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이 물품은 교구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기증한 것을 민화위 회원들이 수집하여 전달한다. 이러한 노력이 그들의 힘든 삶에 위로가 되고 있다. 민화위 회원들의 사랑에 감사하며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삶을 살아가는 회원들을 보며 많은 새터민들이 신앙에 눈 뜨고 있다.

민화위에서는 정착을 돕기 위해 그룹홈과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멘토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다. 많은 청년들이 참여하여 그들을 돕고 있다. 탈북 청소년들은 우리 청소년들과 함께 할 우리의 미래인 것이다. 그들에 대한 배려가 절실하다.

민화위에서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함께 할 모든 분들을 환영하며,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필요로 한다. 특히 전문적인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북한전문가, 변호사, 의사, 직장 알선이 가능한 기업 운영하시는 분들, 선생님 등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 협력위원으로 활동하실 수 있는 분들을 찾고 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는 주간을 넘어 항상 우리 민족과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교회는 성당의 네 벽안에 꼼짝 않고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종교와 일상생활의 분리, 교회와 세계의 분리는 그리스도교답지도 않으며 가톨릭의 사상과도 상치됩니다.’(교황 비오 12세)

김종남 신부·퇴촌본당 주임·교구 민화위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