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命(생명)도 봄을 맞고
겨울은 지나갔다. 청명(淸明)을 몇일 안둔 시절엔 벚나무가 꽃을 피운다. 태양은 점점 더 높이 올라가서 따사롭고 날은 길어간다.
들은 푸르러가고 도시 한 가운데 가로수도 제법 봄을 구가하는 듯하다. 해마다 부활절이면 자연은 겨울 위에 새로운 승리를 가져온다. 보리는 땅을 뜷고 올라오고 죽은듯한 나무는 서로 다투어 입과 꽃을 피운다. 해마다 부활절이면 죽음을 이긴 한 인간의 역사적인 또하나 다른 승리를 축하한다. 죽음은 인간이 제일 싫어하는 원수이다. 어디서든지 인간은 마지막 순간까지 이와 싸운다. 의사들은 죽음을 축출하기 위해 새로운 수단을 간구한다. 산에서 바다에서 탄광에서 구조자(救助者)들은 죽어가는 인간을 구하기 위해 그들의 생명을 무릅쓴다. 그러나 생명이 있고 희망이 있다고 일반적으로 말하기는 하나 그러나 죽음이 생명을 앗아가면 만사는 끝난다. 육체는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도 어딘가 가버린다. 산이와 죽은이가 서로 살린다. 부활은 그리스도의 승리이다. 그 승리는 아무에게도 죽음을 가져오지 아니하고 생명, 자연의 모든 힘을 능가하는 생명 즉 영원한 생명의 봄을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