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李靑淑大宗師(본명 淳浩)가 15일 오후10시 입적했다.
향년 70세인 靑淑 스님은 이날 새벽 5시경 주지로 있는 성북구 우이동 도선사(道선寺)에서 뇌일혈로 쓰러져 우석대학병원에서 응급가료를 받았으나 깨어나지 못한채 오후 10시 종로구 견지동에 있는 조계사 총무원장 방에서 고승과 수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임종했다.
1902년 10월 20일 경남 진주시 수정동 540번지에서 태어난 청담 스님은 진주 제일보통학교와 진주 고등농림학교를 수료(1925) 24세때 불문에 귀의한후 세번에 걸쳐 조계종 총무원장직을 역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한국 불교의 최고 지도자직에 머물러온 청담 스님은 50여년간 중생제도와 불교계 정화에 힘쓰는 한편「은둔」의 이미지를 씻고 중생속에 사는 불교의 자세전환을 주장하는 불교 현대화의 기수로 불리워 왔다.
그는 기회있을 때마다『산중에서 독경만 해선 중생을 제도할 수 없다. 대중과 함께 고락을 나누며 해탈(解脫)의 길로 이끌어 가야한다』고 주장하며「불교 대중화」를 부르짖었고 70년 7월 세번째 총무원장에 취임하면서 종단 4대 목표를 제시했었다.
불교 쇄신의 무거운 짐을 지고있으면서 타종파와의 대화에도 커다란 열성을 보여 가톨릭ㆍ개신교ㆍ불교 등 8대 종단 대표모임인「한국 종교협의회」회장을 맡아『종교는 다를지라도 지향하는 목적은 같은 것이므로 교리에 구애되지 말고 오늘의 사회를 바르게 이끌어가는데 협력해야 한다』고 말해왔고 추기경 서임축하식 등 가톨릭 모임에도 자주 나와 조용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의 유해가 안치된 조계사에는「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달려온 신도들과 종교계 인사, 정계인사들이 찾아와 분향하며 성불(成佛)을 기원했고 대응전에선 열반을 비는 목탁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조계종 총무는 16일 오전 11시 종단간 부회의를 열어 장례 절차를 논의, 19일 오전 11시 조계사에서 종단장(宗團葬)으로 거행하고 도선사에서 다비식(화장)을 갖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