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이것 얼마요? 백 원입니다. 비싼데 80원만 합시다. 안 됩니다. 원가가 80원이니 백 원은 받아야죠. 오늘은 본전만 받으시오. 다음에 더 드리지요』이런 따위의 말은 흔히 시장이나 거리의 가게에서 듣는 말들이다. 이때 물건을 파는 사람은 적어도 백 원은 받아야겠다는 결심에서 다음 손님에게는『원가가 백 원입니다. 백이십 원은 받아야 합니다』라고 거짓말을 한다. 이런 경우 과연 그것이 거짓말이 되느냐 할 때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왜냐하면 아무도 장사하는 사람의 말을 믿지 않기 때문에 상술로 으레 그런 말을 하나보다 한다.
이것은 팔고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언제나 누구한테서도 인정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러나 같은 말이라 하더라도 은을 금이라고 파는 것은 안 된다.
전자는 정당한 가격을 받기 위한 상술이고 은을 금으로 파는 것은 정당한 가격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다른 물건을 속여 파는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속임수요 거짓이다. 이런 거짓은 8계에서 금했다.
또한 말 중에는 두 가지 이상의 뜻을 표현하는 낱말들이 있다. 말하는 사람이 그 여러 가지 중 어떤 의미로 쓰던지 자유이고 상대편이 말한 사람의 뜻과 달리 알아들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말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이것을 라띤어로 RESTRICTIO MENTALIS (心白制限)라고 한다.
8계에서 금하는 것은 거짓말뿐 아니라 말로써 남을 해치는 일 즉 남을 필요없이 비방하거나 남의 인격을 망령 되게 해치는 일들이다. 사회에서는 남의 일을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자기의 잘 되는 것보다 남의 실패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인간 본성이 가지는 자애심의 변태로 남의 잘 됨이 곧 나의 실패로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교만하다. 그 교만에서 무수한 범죄가 일어나고 꾸며지고 거짓말도 원천적으로는 허영심에서 나오고 허영심은 거의 전부가 교만에서 나오는 것이다. 10계 전체의 대의를 보더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인간 마음 깊이 교만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다음 호에는 10계의 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