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버스안내원 실태조사 - 버스 안내원들 심리적 불안과 육체적 피로에 지쳐

정순자 기자
입력일 2020-07-16 14:32:47 수정일 2020-07-16 14:32:47 발행일 1973-02-11 제 85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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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처우ㆍ환경개선 등 시급

안내원 멸시풍조 불식돼야
차장직 천시와 결혼문제로 장기근무 드물어
임금과 회사정책 부조리로「삥땅」심해
-한국 근로여성은 피로하다. 지위 향상을 위한 그들의 끈질긴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그들 대부분은 자질을 십분 발휘하지 못한채, 남성들과의 근본적 차별대우, 적은 보수, 과대한 업무량, 진급기회 불허 등 갖가지 악조건에 혹사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 근로여성 중에서도 온종일 인파에 시달림을 받고있는 버스안내양들의 실태는 비참하기 짝이없다. 차제에 지난 12월 가톨릭대학 신학부 연구과 1년 이용규 이길호 두 신학생이 조사한 버스안내양들의 실태 및 그들의 요구사항을 들어보기로 한다. 서울시내 3개 버스회사 (HㆍC좌석버스 및 S입석버스) 안내양 9백명을 무선위 표집하여 10개의 문항을 작성, 7개는 선다형으로 나머지 3개는 주관식으로 설문지를 배부한 결과 그 중 2백65명이 응답해 왔다.

먼저 안내양들의 인적사항을 분석해 보면 ①연령은 20세(27%) 18세(23%) 19세(19%) 21세(18%) 17세미만(13%) 이고 ②학력은 국졸(51%) 중퇴(30%) 중졸(18%) 고퇴(1%)로 국졸이 가장 많은편. ②근무연수는 6개월미만(55%) 1년미만(26%) 2년미만(17%) 3년미만(2%) 로 대부분 후조처럼 이동이 심함을 보였고 ④일당은 8백원서 1백10원까지 받고 하루의 식대는 60원 내지 80원 식사시간은 15분 내지 20분간 소요할수 있게 돼있다.

그러니까 봉급은 월 20일 근무에 10일 휴무이므로 8백원인 경우 1만6천원에 식대와 조합비를 제하면 하루 18시간 노동에 월 1만3천3백원을 받고있는 편이고 수당을 지불하지 않는 회사일수록「삥땅」이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설문 1

근무중 가장 어려운 관계는? ①손님(53%) ②회사직원 및 감독(13%) ③운전기사(12%) ④계수원(암행) (10%) ⑤교통순경(7%) ⑥차주(5%) 인데 특히 C사회인 경우는 57.2%가 회사 직원 및 감독과 계수원이 차지해 기업주들의 횡포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2, 손님들과의 관계에서 제일 어려운 점은?

①요금을 내지 않을때(41%) ②폭행할때(19%) ③큰돈을 낼때(18%) ④학생들이 무시할 때(13%) ⑤욕을 할때(1%)로 거스름돈의 문제와 거의같은 동년배인 학생들의 멸시감도 적지않게 대두되고 있다.

3, 손님과 말다툼하는 경우는?

요금(29%) ②정거장을 지나쳤을때(28%) ③거칠은 말을 할때(15%) ④술 취한 손님의 주정(13%) ⑤짐(10%)

⑥거스름돈(5%) 순인데 손님들이 당연히 지불해야할 요금 때문에 말다툼의 요인이 된다는 것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자각이 요구된다.

4, 손님에게 불친절하게 되는경우?

①손님과 말다툼한 후(35%) ②운전수와 마음이 맞지 않을때(20%) ③회사직원이나 감독에게 야단을 맞을때(19%) ④피로하고 고단할때(12%) ⑤생리기간중(7%) ⑥부모형제의 불길한 소식을 들은 경우(4%) 등으로 분석돼 설문 1의 근무중 가장 어려운 관계에서 53%의 비중을 지닌 손님과 다툼한후 다른 손님에게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음을 볼 때 안내양들의 불친절한 태도는 손님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음이 밝혀졌다.

5, 어떤점을 시정하면 손님들에게 친절히 봉사할수 있나?

①손님들이 안내원에게 인격대우를 할 때(52%) ②차주나 회사원이 인간적인 대우를 해줄때(26%) ③운전기사와 마음이 맞을때(11%) ④피로하지않을때(4%) 등으로 한 인격체로서 떳떳한 인격적 대우를 갈망하는 것이 78%나 된다.

6, 불친절하게 되는 원인 중(Ⅰ) 일반손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①인격대우(32%) ②하차시 사전준비(31%) ③요금없이 타지 말길(10%) ④불편한점을 이해(6%) ⑤공중도덕을 지키길(5%) 순서이고(Ⅱ) 학생손님에게는 ①인격대우(40%) ②공중도덕을 지킬 것(14%) ③학생표시를 할것(13%) ④책가방 간수(7%) ⑤무임승차를 말것(6%) 등으로 학생들에게 더욱 강력하게 인격적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동년배의 심리적 열등감으로 갈등을 겪고 있음이 더욱 두드러지게 보인다.

(Ⅲ) 회사직원이나 감독에게는

①인격대우(34%) ②믿어주길(31%) ③지정된 날에 봉급을 주길(5%) ④부당해고 없길(4%) ⑤환경을 개선해 주길(4%) ⑥뇌물요구를 금했으면(1%) 등인데 ①과 ②는 삥땅을 막기위해 수시로 검신을 당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과 부당해고 및 환경개선 등 처우 및 근로조건 개선을 요망하고 있다.

7, (Ⅰ)안내 원생활은 얼마나?

①1년 이상 2년 미만(32%) ②1년 미만(30%) ③2년-4년(23%) ④6개월 미만(12%) ⑤4년 이상(3%) 로 사회적으로 차장직업 천시사상과 결혼문제로 장기근무자가 드물다

(Ⅱ) 회사이동은 몇번이나

①2번(47%) ②1번(15%) ③3번(11%) ④처음(8%) 등으로 안내원의 고달픈 직업과 삥땅 문제, 채용의 용이성 등으로 유동성이 심한 편이다.

(Ⅲ) 안내원이 삥땅하는 것은?

①부당함(53%) ②정당(38%) ③무응답(9%) 인데 정당이유는 ①임금이 적기때문(43%) ②삥땅을 안해도 의심하므로(33%) ③운전수ㆍ감독 등 윗사람이 뇌물을 요구하므로(7%) ④무응답(17%) 등으로 임금이 적어서 한다. 만약 삥땅을 안해도 믿지 못하고 검신을 강요하기 때문에 반발을 한다는 등으로 임금과 회사정책의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삥땅의 부당이유는 ①무응답(44%) ②양심상(18%) ③앞날을 위해(버릇이 될까봐)(13%) ④인간대우를 받기위해(11%) ⑤회사의 부강을 위해(8%) ⑥일당으로 만족해서(5%) 등으로 나타났다.

위와같이 안내원들은 1일1 8시간, 2일 근무에 1일을 쉬고 있지만 월평균 20일 근무에 3백60시간 노동하고 있다.

노동제도는 평균1주6일 1일8시간 월2백8시간 근무하게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1백52시간이나 초과 즉 19일을 초과근무하여 월1만3천3백원 정도의 임금을 받는정도다. 그런데다가 손님들의 천시와 삥땅건으로 여감독의 검신 등 갖가지조 건으로 심리적 불안감과 육체적 피로감으로 지쳐있다.

삥땅의 해결은 철저한 검신에 있기보다는 정당한 임금제도에 있음이 증명됐다.

차주와 회사측은 안내양들을위 한 처우 개선과 여가선용을 위한 환경을 시설하고 그들에게 일반사회 및 학생과 더불어 온전한 한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인간애로 감싸줄 때 그들은 명랑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매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순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