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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님 탐방] 5. 부산교구 이갑수 주교

최창우 기자
입력일 2020-04-10 15:05:37 수정일 2020-04-10 15:05:37 발행일 1986-11-30 제 153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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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생활로 예수님 기다려요”

복사하면서 신학교 갈 꿈 키워 
“밝고 희망찬 어린이 되셔요”
부산교구 중앙본당 신용문(부민국6)·신선본당 박효정(대평국6)·김정훈(신선국6)·온천본당 박순영(온천국6) 어린이 등 4명이 부산교구장 이갑수 주교님을 찾아뵙고 얘기를 나눴다.

11월 15일 오후 부산가톨릭센터 8층 주교님집무실로 찾아간 어린이들은 처음에는 좀 어려웠으나 곧 할아버지와 함께 얘기하는 손자들처럼 마음을 풀어놓았다.

- 안녕하세요, 주교님.

▲어서 와요.

- 저는 주교님이 중앙성당 서 미사집전 하실 때 옆에서 복사를 많이 서 봤어요. 주교님도 어렸을 때 복사 서 보셨어요?

▲소신학교 들어가기 전, 매일 복사를 했지요. 그때 복사할 때 아주 의시되며 자부심도 굉장했지요. 그 땐 라틴말로 복사의 경문을 외었는데 친구들로부터 영어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지. 그 소리를 들으면 라틴어로「주의 기도」등 경문을 막 외어 보이며 영어 잘하는 척 뻐기기도 많이 했어요.

- 라틴어 한번 해 보십시오.

▲라틴어…. (주교님은 곧 라틴어로 이름이 뭐냐고 일일이 물으신 후 장래 희망 등을 듣고『공부 열심히 해서 꼭 희망한 바를 이뤄야 한다.』고 격려하셨다.

- 주교님이 지금 저의 아버지라면 저를 어떻게 키우시겠습니까?

▲글쎄, 여러분의 소질을 잘 보고 키울 거예요. 현재 내 심정으론 신학교에 보내 신부를 만들고 싶군요.

- 주교님, 어떻게 해서 신학교에 들어가시게 됐어요.

▲복사할 때 당시 서양신부님하고 거의 같이 살다시피 했지요. 학교 갔다 오면 성당에서 지냈는데. 그래서 듣는 것이나 보는 것이 모두 교회에 관한 것이었지요.

환경이 아주 중요하다고 봐요. 친구도 아무나 사귀면 안돼요. 주위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 취미는 무엇이어요?

▲쉬는 날 붕어낚시를 자주 가요. 또 서부활극소설을 읽는 게 취미지요. (주교님은 책장 가득히 꼽힌 영어소설들을 보여주시며) 저 책들 참 재미있어요.

- 대림절은 어떻게 보내야합니까? (주교님은 예수님이 왜 우리에게 오셨나하고 물으셨다.)『우리를 구하러 오셨다.』는 한 어린이의 대답에 『우리가 뭐 물에 빠졌나?』하시자 다른 어린이가 『악에 있는 우리를…』하고 대답하자『그거야 공자도 할 수 있었고…』라고 대답하시면서 대림절의 뜻부터 말씀하셨다.)

▲창세기에 나오는 대로,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이 하느님을 거슬렀지요. 이 죄는 사실 끝이 없었던 거야. 유한한 죄는 인간이 구할 수 있겠지만 한없는 죄는 한없이 높으신 분만 구할 수 있어요. 그걸 구하러 오신분이 예수님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고맙게 생각해야 하겠어요. 우선 감사한 마음으로 죄짓지 않고 될 수 있는 대로 착하게 살아야합니다.

언제나 희망차면서도 밝고 힘차게 기다려야 해요.

요새 크리스마스카드 주고 어쩌는 것 그건 서양에서 꾸민 거예요.

나를 구해주시러 오시는 분이니까 죄에 안 빠지고 다시 내 안에 오시도록 기도하는 때가 바로 지금 대림절입니다.

- 다시 어린이가 되신다면?

▲공부를 열심히 하겠어요. 어렸을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면 탈이지요.

-주교님 바쁘신데 저희를 위해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교님의 좋은 말씀을 많이들은 어린이들은 생활에 힘을 얻었다며 기뻐했다.

주교님은 어린이들에게 동화책 1권씩을 선물하며 작별을 아쉬워했다.

최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