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아직도 불우한 아이들이 많다. 부모가 없는 고아나 부모가 있어도 양육할 능력이 없어서 포기하는 아이나 혹은 미혼모의 아기들이 1년이면 약 7천 명이 사회에 버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서 특히 주목할 만한 일은 미혼모의 아기들이 그 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이들 불우한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이 일정한 시설에 수용되어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
어린이는 부모 밑에서 사랑을 받고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라야 되는데 이 가정을 벗어나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밝고 명랑한 어린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정부는 격증하는 이 아이들의 보호책으로 그간 국내 입양 알선 기관 등을 통해서 많은 아이들을 해외의 양부모를 찾아 입양시켜왔다. 75년도에 5천77명 76년도에 5천75명을 입양 결연시켰다. 물론 인종은 다르지만 이들은 좋은 양부모를 만나서 행복하게 자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나 이렇게 해외 입양을 시킨다는 것은 한 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우리 한국도 이제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자립의 의지도 많이 갖게 됨으로써 우리 주변의 불우 이웃을 우리 스스로가 돌보아야 된다고 본다.
십자군 연맹은 이 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75년도부터 국내 입양을 적극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혈통을 중히 여기고 남아 우위의 사고에서 점차 가정의 행복과 자녀를 기르는 행복을 찾는 가정이 많아짐을 알 수 있었다. 입양해 가는 부부가 한결같이『이 아이는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 생각하고 훌륭하게 잘 키우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 입양도에 비하면 아직까지 우리 한국인은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 며칠 전 일이다. 호주의 한 부인이 꽃을 사 들고 와서 내가 꼭 한국의 고아를 하나 입양해서 기르려고 했는데 이제 한국이 해외 입양을 중단하고 국내 입양을 추진한다고 하니 내가 데려갈 아이가 없어서 크게 실망을 했다. 물론 한국인 스스로가 기르겠다고 하니 바람직한 일이겠으나 국내 입양을 할려고 해도 할 수 없는 혹 언청이나 소아마비 아기가 있으면 꼭 나에게 하나를 입양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간절한 기도를 하고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가슴의 아픔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외국 사람은 신체 부자유한 어린 아이들까지도 생명을 귀히 여기고 키울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건강하고 예쁘고 영리한 어린 생명들이 오늘도 양부모를 기다리며 철없는 재롱을 떠는 모습을 볼 때 하루 빨리 이들을 키워줄 양부모가 나타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더욱이 신앙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이 일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 생명을 구하는 일이 자기 가정의 행복과 직결되는 이 입양 결연이 얼마나 천주님의 축복을 받는 일인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새봄과 더불어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이 국내 입양에 모든 사람이 참여하여 주기를 바라며 이 입양 결연이야말로 얼어붙었던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녹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