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종교인 평화회의는 종교인들이 세계평화를 증진시키는 방법을 공동모색하는 중요한 계기입니다.』
지난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제3차 아시아 종교인평화회의(ACRP Ⅲ)에 참석한 교황청 비 그리스도교 사무국 장관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54세ㆍ나이제리아 출신)은 이번 회의의 의의를 이렇게 강조했다.
『아시아는 세계적으로 명상ㆍ기도ㆍ묵상 등 영성적으로 중요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한 아린제 추기경은『이러한 전통을 가진 아시아종교인들이 결속, 평화적인 미래를 향해 함께 노력한다는 점을 중시, 초청에 응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8일 입국, 동사무국 차관인 일본인 시리에다 시부와 이 회의에 참석한 아린제 추기경은『불교 승려와 베네딕또회 수사들이 한 달 동안 함께 살면서 서로 이해하고 나누고 승인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예시하고『만약 종파가 다른 종교인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고 우애가 없으며 힘을 합치지 않는다면 분열이라는 나쁜 결과를 초래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아린제 추기경은『방한 3일째라 정확한 판단은 내릴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전제하고『한국교회는 평신도들이 선구자로서 가톨릭교회를 소개하고 선교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예외적』이라고 자발적인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84년 교황방한과 1백 3명의 한국순교성인 탄생을 이미 알고 있다는 아린제 추기경은『89년에는 서울에서 국제 성체대회가 열릴 예정임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톨릭교회는 단지가톨릭 신자들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타 종교인들과 우애를 나누는 것도 원합니다.』
아린제 추기경은 비 그리스도교 사무국의 역할을 설명하기에 앞서 이 점을 강조하고 『비 그리스도교인들, 예를 들면 회교ㆍ불교ㆍ힌두교ㆍ유교 및 각국의 전통종교 등 하느님을 믿지 않는 전세계종교인들과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 임무』임을 강조했다.
『현재 비 그리스도교 사무국 직원은 모두 11명에 불과하다』고 전한 아린제 추기경은『전 세계 모든 종교인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기는 어렵지만 각 나라의 교회에서 모든 비 그리스도교인들과 생활 속에서 서로 대화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비 그리스도교 사무국은 각국교회가 더 많은 영역에서 대화를 촉진시켜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린제 추기경 은「바티칸」공의회 이후 사회에 대해 관심을 쏟게 된 교회가 타 종교파와의 대화와 일치를 위해 그리스도 일치사무국(60년)ㆍ비 그리스도교 사무국(64년) ㆍ무종교자 사무국(65년)을 설치했다는 설명도 함께 했다.
84년 10월 비 그리스도교 사무국 장관으로 임명된 아린제 추기경은 지난 65년 주교로, 80년 대주교로 서품됐으며 지난 해 임명된 28명의 새 추기경 중 최연소로 추기경이 됐다.
교황청에서 일하기 전에는 20년 동안 나이제리아에서 사목한 아린제 추기경은 로마「우르바노」대학에서 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는데, 아량이 넓은 목자로 알려져 있다.
한편 아린제 추기경은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참석 후 김수환 추기경 등 국내 고위 성직자 및 국내전통종교지도자들을 만나고서강대학과 불교재단인 동국대학 등을 둘러본 뒤 25일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