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성서해설] 109. 불가능 뛰어넘는 야훼손길 / 김혜자 수녀

김혜자 수녀ㆍ샽르트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입력일 2019-12-22 10:15:18 수정일 2019-12-22 10:15:18 발행일 1986-04-27 제 150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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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약속으로 희망 줘

”돌 심장대신 살심장 박아 주리라”
◆에제키엘 예언서(Ⅷ)

34장: 예언자는 절망에 빠진 동포들에게 용기를 주기위해 심혈을 기울여 거짓 목자상과 참 목자상을 대비시킨다. 유다 말기의 왕(王)들이 백성을 제대로 인도하지 못하여 들짐승에게 마구 찢기게 한만큼 위정자들에 대한 심판 또한 그에 맞먹는다.

그러나 이제 야훼께서 손수 당신 백성들을 맹수들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여 거룩한 산으로 인도할 것이다.

나아가 양과 양사이의시비 또한 야훼 손수 가름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통치할 새 다윗인 메시아를 목자로 세워 주실 것이다.

35~36장에서는 선민에 대한 구원 약속을 외국 나라「에돔」을 심판하는 것과 대조시킨다. 「에돔」은 이스라엘의 불행을 고소해하고 나아가 그때를 이용하여 노략질하다「세일산」위에 재난을 받는다.

이웃의 불행을 보고 쾌재를 부르는 그 처사는 괘씸하게 이를데 없다(35장). 그 행위가 고발당해 마땅하다는 것을「오바디아서」전체가 대변하고 있다.

이에 대조하여 36장에서는 이스라엘의 번영을 위한 준비가 찬란하다. 영원한 도시 예루살렘이 폐허가 된 것을 보신 야훼께서는 분통을 터트리신다. 왜냐하면 야훼의 백성이 저 꼴이 되었다고 이방인이 조소함으로써 야훼의 명예가 손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고국에 있을 때 온갖 죄악으로 월경하는 여인처럼 땅을 부정하게 만들었지만 그들을 선택하신 야훼께서는 약속을 하고 파기하곤 하는 인간과 같지 않으시다. 이제 당신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저 텅빈 들녘에 새싹을 돋게 하고 죽음의 성읍이 생명으로 약동하게 할 것이다.

따라서 예언자는 이스라엘이 뭔가 잘했기 때문에 그 댓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량하심과 자비가 이스라엘을 회복시킨다고 선포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마음의 회개가 다시 설 수 있는 근본이라고 외친다.『정화수를 끼얹어 너희의 모든 부정을 깨끗이 씻어 주리라. 온갖 우상을 섬기던 중에 묻었던 때를 깨끗이 씻어주고 새 마음을 넣어 주리라. 너희 몸에서 돌처럼 굳은 마음을 도려내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넣어 주리라. 나의 기운을 너희이게 넣어 주리니 그리 되면 너희는 내가 세워준 규정을 따라 살아갈 수 있고 나에게서 받은 법도를 실천할 수 있게 되리라』(36, 25~27). 이렇게 마음의 할례로 당신께 다시 돌아오라고 호소하신다.

회개하여「참」을 향할 때 하느님의 힘은 그를 더욱 감싸주신다. 우리가 마음에 앙금처럼 쌓아둔 모든 병폐를 하느님 앞에 고백하고 화해할 때 죄악과 불신으로 쌓아올린 바벨탑은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이 장은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는데 원동력이신 성령의 약속이 희망차게 묘사된 아름다운 서사이기도 하다.

37장에서는 마른 뼈들이 일어나는 환상으로 36장의 희망을 확신으로 이끈다. 도무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야훼의 손길을 그 모든 것을 능가한다. 따라서 이장은 본 단락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들녘에 마른 짚단처럼 딩굴고 있던 뼈들이 야훼의 한 말씀으로 맞붙어 살의 옷을 입는다.

그리고 야훼의 숨으로 생기를 얻어 꿈틀대며 움직인다. 이렇게 마른 뼈들로 비유된 이스라엘이 소생하는 묘사는『야훼야말로 생명의 주관자시며 참 하느님이다.』라는 고백을 하게한다(1-14절).

그리고 두 막대기로 상징되어 나타나는 유다와 이스라엘이 하느님 손안에서 하나로 접합한다(15~28절).

이 새 왕국은 야훼의 종인다윗의 통치아래 굳건히 설 것이다. 특히 하느님과 맺을 영원한 새 계약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완성될 구원사업에 대한예시로 모든 크리스찬들의 소망이 모아진다.

38~39장은 대단히 복잡하지만「곡」이라는 인물로 묘사된 악의 세력에 내리치는 비난이 묵시문학적 성경으로 나타난다.

이 장들은 완전붕괴의 상황에선 이스라엘로 하여금 악과 대결하여 견디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세상종말까지 악의 세력은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야훼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무리뿐이다.

그때야말로 이스라엘의 신(神)이 참 하느님임을 알게 되고 하느님의 영광은 드높이 빛날 것이다.

이렇게 악의 세력이 온 세상을 침식해 간다하여도 하느님의 법도를 따라 사는자는 반드시 살아남으리라는 묵시문학적 교훈으로 이 단락을 마무리하고 있다. 어둠이 휩쓸고 있는 이 세태에 그래도 진리와 자유와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쳐 살만한 가치는 반드시 있다고 에제키엘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힘과 용기를 주고 있다. (계속)

김혜자 수녀ㆍ샽르트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