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례명 의미 상실되고 있다.

입력일 2019-11-07 10:02:38 수정일 2019-11-07 10:02:38 발행일 1988-12-18 제 1635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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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세자, 「부르기 쉽고 예쁜」영명 선호

수호성인 인식 퇴색 
성인전 읽고 선택토록 지도해야
세례명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 가고 있다. 최근 영세입교자가 늘어나면서 단순히 부르기 쉽고 예쁜 이름으로 세례명을 선택하는 새영세자들이 많아 이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성인 이름의 표기가 각기 달라 혼란이 생기고 축일날짜도 틀린 경우가 있어 교회당국의 통일적인 방안이 요청되고 있다.

예비자가 세례를 받을 때 성인 성녀의 이름으로 세례명을 정하는 것은 그 성인 성녀의 모범된 생활을 본받으면서 하느님과 함께 새로이 영성생활을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또 그 성인 성녀의 도움과 전구를 청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영세들이 늘어나면서 세례명이 다양해지는 측면도 있으나 반면 세례명을 정하는 의미와는 관계없이 단지「이름이 길어 부르기 어렵다」「과부ㆍ동정녀라 싫다」「너무 흔한 이름이다」등의 이유를 내세워 부르기 쉽고 예쁜 이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일선본당 예비자 교리 담당자들은 밝히고 있다.

한 본당 관계자는『이제 막 신앙의 길로 접어든 새영세자들에게는 기본적인 것부터 올바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세례명 문제역시 무관심하게 지나칠 성질은 아니라고 말하고 성인성녀들의 생애와 활동ㆍ영성을 담은 책들은 예비자 기간 중 읽어보고 합당한 세례명을 선택할 것을 권유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성인관련 서적들은「가톨릭 성인전」「가톨릭 성인사전」그리고 유명 성인 성녀전기들이었다.

명동본당의 경우 예비자교리기간 4개월째 선발예식 때 자신의 세례명을 정하고「그 성인에 대해 알아오기」를 과제로 줌으로써 교육시키고 있다.

또 예비자들이 대부모와 상의해 세례명을 선택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대부모가 대자녀에게 관심을 갖고 또 성인들의 생애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는 본당이 있다.

서울 한 본당 교리교육담당수녀는『보통 자신의생일과 비슷한 축일을 가진 성인을 세례명으로 선택하고 있으나 이는 편리한 방법일 뿐』이라고 말하고『이보다는 특성 있는 성인의 생애를 알아보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성인의 이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면서 한국성인과 성서에 나오는 인물을 세례명으로 추천했다.

한편 일선본당 관계자들은 똑같은 성인의 이름이 다르게 불러지고 있어 신자들 사이에 혼동이 일고 있다면서 교회당국에서 통일된 용어를 제시해 줄 것을 요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