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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엮는 광장] “또 빈털털이가 되었습니다”

입력일 2019-07-22 17:36:54 수정일 2019-07-22 17:36:54 발행일 1990-11-04 제 1728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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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서 온 편지
수녀님, 떠나올 때 눈물바다 이루지 않으려고 허둥지둥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떠나와서 매우 죄송합니다.

파리에서 구입한 자동차공구와 태양열 전등 때문에 세관을 통과할 때 다소 걱정을 했지만「묵주」하나로 쉽게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석달반만에 나의 숙소로 들어가니 먼지와 흙냄새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으나 1주일이 지난 지금은 그 냄새가 향수냄새로 변하고 있습니다.

수련장 수녀님은 신병때문에 프랑스로 치료하러 떠나 인원이 부족합니다. 영양가 많이 섭취하셔서 빨리 돌아오시기를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M을 통해서 보내준 돈은 잘 받았는데 카타리나 수녀와 분원에 내놓고 보니 또다시 빈털털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곳 K에게 서울 형님을 통해 홍 수녀님께 도움 요청을 부탁했는데 너무 놀라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다음에는 천천히 수녀님께 먼저 편지하고 부탁드리겠습니다.

9월 6일과 17일에 보내준 소식 잘 받았고 대구에서 부친 책소포도 잘 받았습니다.

그리고 현미경도 수녀님 편지와 함께 받고나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이곳 지부장님이『강 수녀가 이 일을 하길 원하나 보다. 그렇지 않으면 도난이나 다른 말썽이 생겼을텐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정말 하느님께 많이 감사했습니다.

빨강 흙먼지, 반찬이 없어서 저녁밥에 소금을 뿌려 먹어도 좋고, 선교사하려면 얼굴 두껍게 하고 사방팔방으로 문을 두드릴 수 밖에 없는 처지, 이 또한 주님의 축복이 아니겠습니까.

아프리카에서 강 요세파 수녀

위 편지는 본보 4면에 11회에 걸쳐 연재한「중앙아프리카 선교체험기」의 강 요세파 수녀가 휴가를 마치고 다시 선교지에 도착한 후 대구에 있는 홍성자 수녀에게 보내온 편지이다.

현재 부산 메리놀병원을 중심으로 후원회가 조직되어 있으나 유럽에서 파견된 선교사들이 선교사후원회가 잘 조직화된 본국에서 받은 도움에 비하면 매우 빈양한 실정이다. 뜻이 있는 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연락처=(053) 626~5211 홍성자 수녀 △외환은행 049~19~15963~0 홍성자

<편집자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