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주일학교 초등부 교사연합회는 UN에서 전개하고 있는 세계 아동돕기 운동에 적극 참여키로 결의, 세계의 고통받는 어린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호소하는 기도문을 배포했다. 이에 본보는「고통받는 세계의 어린이들을 위한 기도문」과 김수환 추기경이 보내는 「사랑하는 어린이 여러분에게」전문(全文)을 게재한다.
어린이들을 축복하는 예수님,
온 세상 어린이와 함께
사랑하는 마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세계 곳곳에는
마음껏 뛰어놀고 공부할 수 없는 어린이들,
굶주리고 버림받는 어린이들,
힘든 일을 하며 학대받는 어린이들,
병에 걸려 아파하는 어린이들,
참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어려움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부모님의 사랑과
편안한 생활 속에서
이런 어린이들을
기억하지 못한 채 살아왔어요.
사랑하는 친구 예수님,
예수님의 사랑을 배우며 전하는
저희 어린이들도
이제 작은 힘이 되고 싶어요.
저희들의 작은 마음을
서로 나누면서
온 세상 어린이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를 누리며
씩씩하고 밝게 자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기도드립니다.
기도드리는 저희들과
예수님을 모르는
친구들의 마음도 열어 주셔서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셔요.
성모님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예수님,
저희들의 기도를 들어 주셔요. 아멘.
◇사랑하는 어린이 여러분에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 가을에 어린이 여러분과 만날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하고 자유와 평등을 모두 함께 누리는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어 나가길 바라셨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이 세상에는 가난과 굶주림, 전쟁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이 세상에는 마음껏 뛰어놀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없는 어린이들, 또 힘겨운 일을 하며 소외받는 어린이들, 지난 수해로 피해를 받은 어린이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사랑하는 어린이 여러분!
예수님의 사랑을 배우며 말씀을 전하는 우리 어린이들이, 그 고운 마음을 서로 나누어서 어려움 중에 있는 세계 어린이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였으면 합니다. 또한 어떤 나라나 환경에서도 어린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대로 씩씩하고 밝고 건강한 어린이로 자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합시다.
그래서 기도문의 기도와 아울러, 우리 어린이들의 작은 정성들을 모아 예수님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예수님을 모르는 친구들도 우리들의 사랑을 느껴, 예수님 안에 모두 하나되어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1990년 9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추기경 김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