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우리들 차지] “나를 괴롭힌 사람도 사랑할께요”-「등불할머니」를 읽고

홍혜란ㆍ대구대교구 영천본당ㆍ국6
입력일 2019-04-12 17:25:27 수정일 2019-04-12 17:25:27 발행일 1991-05-12 제 175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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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단편이야기로서 윤수천 선생님께서 지으신 천사의 선물 한부분이다.

이 이야기는 어떤 장님 할머니께서 살으셨는데, 언제나 밤이 되면 등불을 들고 밤길을 환하게 밝혀주시는 할머니이시다.

어느날 사냥을 하러왔다가 길을 잃은 왕자일행이 이 불빛을 보고 할머니집에 오게 되었다.

왕자님은 장님할머니께 왜 밤마다 등불을 들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할머니께서는 어떤 스님이 불을 밝히면 눈을 뜰 수도 있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왕자님은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아직도 눈을 안 떴는데, 왜 계속 불을 밝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장님할머니께서는 그 눈은 마음의 눈을 가리킨다고 대답했다.

왕자님은 장님할머니의 그 아름다운 마음씨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선물도 주고 싶다고 하면서 장님할머니께서 기쁜 마음으로 등불 몇 개만 궁궐로 보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왕자님은 그날 오후 궁궐로 돌아갔는데 그 며칠 후, 궁궐에 좋은 등불 한 궤짝과 좋은 기름이 말에 실려 왔다.

하지만, 이것을 시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건 마을사람들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착한 장님 할머니를 나쁜 할머니라면서 마을에서 내쫓았다.

그러나 장님할머니는 마을 사람들을 조금도 미워하지 않았다. 장님할머니는 산속을 헤매다가 동굴을 발견했다.

장님할머니는 피곤한 나머지 동굴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됐다. 그런데 이 동굴은 도둑의 소굴이었다. 어쩌다 할머니는 도둑들이 할머니께서 사시는 곰바위에 도둑질 하러간다고 말을 듣고 마을에 내려가 도둑이 온다고 사람들에게 말했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할머니는 간신히 기름과 등불을 빌려 밤에 밝히려고 했지만, 비바람이 불어 금방 꺼지고 말았다.

그런데, 잠시 후 장님할머니께서 사시는 오두막집에서 불이 환하게 비춰졌다. 그래서 도둑들은 모두 자기 소굴로 도망을 쳤다.

다음날 아침 마을 사람들은 오두막집에 기름 범벅이 된 채, 온몸이 숯덩이가 된 장님할머니를 발견했다.

어제 그 환한 불빛은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히신 것처럼 장님할머니께서는 자기를 내쫓은 그 마을사람들을 위해 몸이 숯덩이가 되도록 불을 밝힌 것이다.

그 뒤로 마을사람들은 오두막집 처마 끝에 등을 달아 돌아가면서 장님할머니를 생각하며 등에 불을 넣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등불할머니를 오래오래 기억하였다.

나는 이 장님할머니가 예수님 같다고 느껴졌다.

홍혜란ㆍ대구대교구 영천본당ㆍ국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