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위해 한평생 헌신해온 노인들의 쉼터가 솔뫼성지 맞은편에 설립된다.
최근 대전교구의 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우술라의 집’은 곧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어서 교회 안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평신도의 끈질긴 노력으로 탄생하는 우술라의 집은 식복사, 홀로 남게 된 사제·수도자의 노부모, 교회를 위해 갖가지 봉사활동을 펼친 노인들이 새로운 가정공동체를 구성, 노동과 기도 속에서 마지막 생을 정리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노인복지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마치 수도생활을 하는 것처럼 기도하고 일하는 공간에 중점을 둔 우술라의 집은 총대지 3천2백평에 건평 7백30평의 원형운동장을 둘러싼 타원형의 독특한 2층건물로 숙소 및 의료실은 물론 자체 내 성당, 사제관, 노인들의 일터인 작업장 및 넓은 개인용 텃밭도 마련돼 있어 주목을 끈다.
우술라의 집 마련을 위해 4년여에 걸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온 서울 여성의 집 박경옥(모니까) 원장은 “우술라는 바로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모친으로 아들 신부가 순교하자 박해를 피해 숨어다니면서도 전교와 삯바느질로 어려운 교우들을 돌보고 노후엔 거처 없이 걸인처럼 살았다”면서 “성인의 어머니를 기억하고 이분처럼 교회를 위해 헌신하신 우리의 어버이들을 위해 이 집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우리는 그동안 젊음을 교회에 바쳐 한국교회의 초석을 다져온 노인들에 대해 잘잘못만을 따져왔을 뿐 그만한 대접이나 노후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여생을 교회 안에서 밝고 즐겁게 사실 수 있도록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우술라의 집은 특히 노인들이 각자 일정한 크기의 개인용 텃밭에서 가꾼 채소와 곡식 등을 가지고 자체 내에 도시락 공장, 빵 공장 등을 운영하며 또 할머니들이 직접 제작한 제의, 수의 등을 판매, 스스로 유지비를 마련할 예정이다.
직원 및 봉사요원들도 대부분 쉼터를 필요로 하는 여성과 그 자녀들을 채용해 여성들은 노인들을 돌보고 노인들은 여성들의 자녀를 돌보는 가족 같은 공동체를 구성, 노인들뿐만 아니라 교회안의 여성과 아동복지에도 한 몫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우술라의 집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노인정과 어린이 집 등을 운영, 대전교구의 사회복지사업 활성화와 함께 서울에만 집중적으로 몰려 있던 사회복지시설을 분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노인들이 떳떳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무료는 아니며 개인용 텃밭 비용으로 일정액을 받을 것”으로 전해진 우술라의 집은 총 20여 억에 달하는 공사비를 박경옥 원장의 개인기금과 함께 후원회를 조직, 마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내년 정도에 완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