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빛을 심는 사람들] 30. 간병인협회 설립자 임활(데레사)씨

입력일 2018-05-18 18:24:56 수정일 2018-05-18 18:24:56 발행일 1985-11-10 제 1480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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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보호자 교육ㆍ파견에 헌신
간병인은 돌보는 가족없는 환자에 보호자 역할
교회서적 배부ㆍ대세 등 맡아와
죽음의 문턱에서 겪었던 고통을 이기고 더 많이 고통받는 환자를 위해 한국 간병인(看病人)복지협회를 세운 임활(61세ㆍ데레사) 회장은 돌볼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병고보다 더한 고통인 외로움을 덜어주는 사랑나눔으로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고 있다. 간병인이란 돌보는 가족이 전연없는 입원환자들에게 유료로 고용돼 이들의 대리보호자 역할을 맡는 병자간호자인데 이러한 간병인을 교육하고 파견하는 이 협회는 80년임회장이 완쾌와 영세로 얻은 영육간 새삶의 기쁨을 집약, 사재를 털어 마련한 기도의 열매이다.

6ㆍ25의 전화로 남편을 사별, 아들 하나에 의지하며 살아 온 임회장은 78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3년이란 시간을 병상에서 보내지 않으면 안되었다.

1년동안 혼수에서 깨어날 수 없었던 임회장이 다시 살아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정도의 중상이었다.

그러나 임회장은 8남매의 장녀로서 가족의 생계를 도맡아 남자들도 쉽게 투신키 어려운 건설업 토건업계에 뛰어들었던 저력으로 병고를 이겨내고 새삶을 얻었다.

그 결과 보호자가 함께 할 수 없었던 병상생활을 바탕으로 간병인복지협회를 착안한 임회장은 5명의 간병인을 주축으로 이 협회를 세웠다.

병원계에서 조차 낯설은 간병인을 체계있게 교육하는 일은 물론 각 병원으로 파견하는 일은 어렵기만 했으나 임회장은「받은 것은 많은데 갚은 것은 거의 없다」는 신앙인의 마음으로 일관, 5백여명의 회원을 두고5년만에 지방에서까지 파견요청을 받는 단체로 키워냈다.

쓸쓸한 병상의 환자들을 돌보는 간병인들을 찾아 매일 5~6개 병원을 순회하는 임회장은 교통사고로 반밖에 들리지 않는 왼쪽 귀만으로도 열심히 환자들의 고통을 듣고 함께 기도하고 있다.

때론 간병인 회비조차 낼 수 없는 어려운 환자들의 회비도 대신 내주고 있는 임회장은 교리서적을 구입, 전교를 도모하는 한편 대세를 주고 선종한 환자를 위한 영결미사까지 봉헌하는 등 육신은 물론 영신적인 뒷바라지에도 땀을 쏟고 있다.

환자를 돌보는 일 못지않게 임회장이 보람을 느끼는 일은 간병인 복지협회 5백여명의 회원들의 변화라고.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한 여건 때문에 가족마저 외면한 환자들까지 돌보는 이 간병인들은 자칫하면 회의와 좌절에 빠지기 쉬운데『간병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이들이 사랑을 나누는 사람으로 변화될 때 보람을 느낀다』고 임회장은 강조했다.

자신도 환갑의 나이에 접어 들었으나 남은 힘은 간병사업에 모두 쏟아부을 계획인 임회장은 앞으로 가산을 정리, 간병인복지협회를 재단법인으로 키워나갈 꿈을 키우고 있다. 『사랑은 바로 하느님의 명령』임을 역설한 임회장은『36년동안 거듭된 사업의 부침과 사경을 헤맨 고통속에서도 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느꼈다』고 술회하면『그분이 내게 주신 것에 비하면 내가 한일은 보잘것없는 일』이라고 겸손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