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만나봅시다] 인천「사랑의 등불전화」 상담 봉사자 김선주씨

최정근 기자
입력일 2018-02-21 16:44:31 수정일 2018-02-21 16:44:31 발행일 1994-06-05 제 1908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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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2808시간 상담 기록

두 딸 둔 평범한 주부…공로상
“그저 들어주는 역할에 충실”
상담하면서 자기 발전에 큰 도움
누구에게도 말하기가 어려운 고민을 털어놓는 내담자들을 위해 10년을 한결같이 인천교구 사회복지회(회장=오경환 신부)에서 운영하고 있는「사랑의 등불전화」상담자로 봉사해온 김선주(로사·송도본당·47)씨가 개통 10년 동안 2천8백8시간의 전화 상담을 기록, 이에 대한 공로상을 받았다.

5월 21일「사랑의 등불전화」개통 10주년 기념행사와 총회에서 상을 수여 받은 김선주씨는 현재 인천 인현전동 새마을 금고에 근무하면서 대학에 다니는 두 딸을 둔 평범한 주부다.

『전화 상담을 통해 누구를 도왔다기보다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상담을 통해 세상살이의 어려운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더욱 내 주변과 가정에 충실할 수 있었습니다』

김선주씨는 10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상담원으로 봉사하면서 느끼는 소감을 오히려 자신의 발전에 더욱 이로웠다고 수줍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밝혔다.

해체되는 가정, 심각한 부부관계, 이성문제가 얽힌 청소년 문제, 자녀들의 마약 등 약물 복용으로 고민하는 부모들의 한숨 섞인 전화를 받으면서 이들의 안타까운 처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때가『가장 가슴 아픈 순간』이라고 말하는 김선주씨는『상담을 하곤 있지만 전문가가 아니기에 그저 들어주는 역할만 할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또한 최근에는 아내의 외도문제, 남편 구타문제 등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문제로 상담해오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어 더욱 기도를 열심히 하게 됐다는 김선주씨는『토요일 오후 4시에 직장에서 퇴근하고 상담실에 홀로 있는 시간이 나와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이들을 위해 지지하게 기도하는 시간이 되었다』며 세상이 피폐해져 갈수록 기도의 소중함이 절실해진다고 토로했다.

2천8백8시간.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을 봉사해온 김선주씨. 앞으로도 여력이 다할 때까지 전화 상담 봉사자로서 일하고 싶어하는 김선주씨는『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신의 입장보다는 자녀들의 입장에서 자녀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좀 더 나은 가정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이라며『「가정의 해」를 지내는 모든 가정에 주님의 평화가 깃들기를 기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