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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제주거연합 학술대회 참가한 김형국 교수

<根>
입력일 2017-07-28 17:55:01 수정일 2017-07-28 17:55:01 발행일 1992-10-11 제 182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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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택철거 가장 가혹”

“안정된 주거문제는 빈민들의 권리”
철거 심각한 나라들의 연대감 조성
한국ㆍ남아공 등 5개국 사회운동가 참가
철거에 대한 대책이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있는 시점에서 국제주거연합(HIC)에서 추진하는 「5개국 철거에 대한 실상연구」학술 대회가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도미니카 산토 도밍고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는 국제발전정보센터(IDRC)에서 철거문제가 심각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후진국 및 개발도상국에 대한 연구지원으로 개최됐다.

한국을 비롯 남아프리카 공화국, 칠레, 도미니카 그리고 캐나다 등 5개국에서 주거권에 대해 관심있는 학자 및 사회운동가들이 참가한 이번 회의는 87년 베를린에서의 국제주거 연합회의때 논의된 『무주택자에 대한 정책이 인도적이고 인권적으로 되어져야 한다』는 뜻에 따라 선언된 「세계 무주택자의 해」 선언과 그 맥을 같이한다.

이 회의에 한국대표로 참가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인 김형국 교수(대건안드레아)는 서울 달동네 세입자를 중심으로 「주거권의 역사적 전개」에 관한 연구 발표를 했다.

김형국교수는 이번 학술회의가 개최된 배경에 대해 『10월 12일 산토 도밍고에서 개최될 콜롬부스 아메리카대륙발견 5백주년 기념행사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참가할 예정이어서 이에 앞서 이 회의를 개최, 교황이 무주택자에 대한 관심과 발언을 기대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이번 회의에서 「주거권의 역사적 전개」란 논문을 통해 『우리의 주거권은 80년대 후반부터 판자촌거주 가옥주에 대한 주거복지보장, 뒤이어 세입자에 대한 정부부분의 주거복지보장 등이 현실화, 가시화되고 있음을 엿볼수 있다』고 밝히고 『아직도 가이주 단지조성 같은 주거권실현이 표준적 관례로 정착되지 못한 점이 주거권운동 또는 빈민운동이 이루어내야 할 과업으로 남아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김교수는 『한국은 개도국의 상위권에 속하는 나라여서 캐나다 정부가 지원하는 이번 연구에서 연구비를 지원 받을 수 없었지만 한국의 철거문제가 세계적으로 가장 가혹하고 인권적 측면에서 보호돼야 한다는 면에서 캐나다은행이 지원해 이번 연구에 참가했다』고 밝혀 한국 철거문제의 심각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오는 11월 말까지 최종분석 보고서를 제출하게 될 이번 연구는 철거문제를 유엔등 국제적 관심으로 여론화 시키고, 철거문제가 심각한 나라들이 서로 연대해 힘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아 긍정적 평가를 받고있다.

김교수는 『단지 지붕만 가리는 것이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과 평화가 보장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할 권리를 빈민들이 갖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가난한 자들이 갖는 특수한 공동체를 중시하여 철거대책도 이 공동체를 최대한 살리는 범위내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산토 도밍고에는 콜롬부스 아메리카대륙 발견 5백주년 기념행사준비가 한창이고 10월 12일에는 교황이 「제4차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 참가차 산토 도밍고를 방문, 콜롬부스를 기념하기 위해 3천만 달러를 들여 건립한 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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